제2의 삼풍사태 막는다…건축물 안전점검 '공공지정제' 운영
2020-07-15 11:15
셀프·부실점검 원천 차단 목적...시 건축물 점검기관, 감리자 풀 통해야
# 1970년 지은 지 석 달 만에 무너져버린 '와우아파트'와 1995년 5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무리한 구조‧용도 변경과 부실시공, 관리 소홀 등 총체적 부실의 결과물이다. 삼풍사고의 아픔을 겪은 후 시공과정을 감독하는 책임감리제, 주요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 의무화 같은 대책이 시행됐지만, 지난 2018년 상도동 유치원 흙막이 붕괴, 지난해 잠원동 철거공사장 붕괴 등 건축물 안전사고는 아직 근절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이와 같은 건축물 부실관리 사고가 없도록 전국 지자체 최초로 '서울시 건축물 관리조례안'을 수립해 오는 16일 입법예고한다고 15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지난 5월 시행된 건축물관리법이 현장에서 실효성 있는 도구로 작동하도록 조례를 통해 시 내 60만동의 민간전축물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우선 기존에는 건물주가 직접 선정한 업체가 안전관리를 하는 게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시도가 금지된다. 시는 '점검기관 공공지정제'를 통해 시가 검증한 건축물관리점검기관 풀을 구성, 무작위로 선정된 업체가 안전점검을 하게 된다.
이를 위해 시는 건축물관리점검기관 풀(455개 업체)과 해체(철거)공사감리자 풀(899개 업체)을 각각 구성했다. 안전진단 전문기관, 건축사사무소 등을 대상으로 공개모집하고, 기술인력 및 장비 보유현황, 관련 교육 이수여부 같은 자격검증을 거쳐 최종 선정했다.
서울 전역의 민간 건축물 안전관리 역할은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별로 설치된 '지역건축안전센터'(26개소)가 전담한다. 아울러 건축주가 '건축물관리계획'을 수립할 때 센터를 통해 정보를 얻고 기술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학진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와우아파트 붕괴 후 반 세기,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지 25년이 지났고 그동안 다양한 변화가 있었지만 아직도 안전 사각지대가 남아있다"면서 "사고가 난 후 조치하는 방식이 아닌 민관이 각자 영역에서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건축물 안전관리 공공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