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계모 사건] 의붓 아들 키운 '진짜 이유'? 새로운 의혹 제기
2020-06-30 11:00
아이는 밉고 돈은 예뻤습니까?
이른바 '천안 계모'로 불리는 40대 여성 A씨가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대전지검 천안지청은 9살 의붓아들 여행 가방에 7시간가량 감금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A(41·여) 씨를 29일 구속기소 했다.
이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면서 A씨의 '살인 혐의' 적용 여부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A씨는 지난 1일 오후 12시경 천안시 자신의 집에서 의붓아들 B(9) 군을 여행용 가방(가로 50㎝, 세로 71.5㎝, 폭 29㎝)에 들어가게 한 후 지퍼를 잠갔다. 의붓아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가방에 3시간 가량을 갇혀 있던 B군이 가방 안에서 용변을 보자 A씨는 더 작은 여행용 가방(가로 44㎝, 세로 60㎝, 폭 24㎝)에 옮겨 가뒀고, 그 후 3시간 정도 외출을 다녀왔다고 한다. B군은 계모에게 "숨쉬기 힘들다"고 호소했지만 A씨는 오히려 B군이 갇혀 있는 여행용 가방에 올라가 수차례 뛰었고, 헤어 드라이어를 이용해 뜨거운 바람을 넣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결국 B군은 사건 당일 오후 7시 25분 경 가방 안에서 숨졌다.
경찰 진술에서 A씨는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훈육 차원에서 여행 가방에 들어가게 했다"고 항변했다. 10여 일간 A 씨를 조사한 경찰은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아동학대치사죄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형, 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된다. 이후 경찰은 이번 사건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피해 아동 살해 고의성이 다분하다고 간주해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26일 열렸던 검찰시민위원회 역시 만장일치로 같은 의견을 냈다.
한편 B군 친아버지 역시 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친아버지 역시 사건 당시에는 집에 없었지만, 이전에 B군의 학대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천안 계모'로 불리는 A씨는 1978년생으로 올해 43세이며, 일부 네티즌들을 통해 조선족 출신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아직 정확하게 파악된 정보는 아니다. 한살 여상의 남편이 있으나 실제 법적인 부부 관계는 아니고 동거 상태이다. 2남 1녀와 함께 살고 있는데 이 중 큰 딸과 둘째 아들은 A씨의 친자식이고, 사망한 B군은 남편(동거인)의 자식이었다고 한다.
A씨는 여성 의류와 액세서리 등을 취급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평소 여행을 즐기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수시로 업로드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 때 사건 속 여행 가방을 들고 다녔다고 한다. 또 자식들을 위해 다양한 요리를 해주며 이를 SNS에 업로드하기도 했으나 이는 자신의 친자식에게만 주는 음식이었다고 한다. 또래들에 비해 체격도 좋고 학교 생활도 적극적으로 하던 친자식들과는 다르게 숨진 B군은 평소 잘 먹지 못해 또래들에 한참을 못미치는 저체중이었다고 한다. 남편은 B군에 대한 학대, 방치 정황을 알고 있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만류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 B군과 함께 산 이유, 결국 '돈' 때문?
한편 29일 검찰 브리핑을 통해 잔혹한 학대 정황이 드러나며 사람들이 공분하는 가운데 육아카페와 전안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A씨와 친부 B(43)씨가 다자녀 혜택을 받으려 C(9)를 친모에게서 데려왔다는 의혹이 제기 되고 있다. 이미 친자녀 2명을 둔 A씨가 B군을 데려오면 18세 미만 아동 3명 이상인 세대가 성립돼 천안시의 다자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A씨는 이를 노리고 남편과 상의해 B군을 데려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천안시는 18세 미만 아동 3명 이상 세대에 대해 상수도 요금 감면, 전기요금 감면, 도시가스 요금할인, 자동차 취·등록세 감면혜택, 체육시설 50% 할인, 아동수당, 아동돌봄 쿠폰 등 혜택을 주고 있다.
경찰은 이같은 의혹도 알고 있으며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