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주호영, 강원 사찰서 8일만에 전격 회동…국회정상화 노력

2020-06-23 22:23
대화 5시간 넘게 진행…어깨동무 사진도 포착
원 구성 이견은 여전…26일 이전 막판 타결 여부 주목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3일 전격 회동했다.

이날 회동은 김 원내대표가 주 원내대표가 머무르는 강원도 고성 화엄사를 찾아가면서 성사됐다.

두 사람이 한 자리에 함께한 것은 지난 15일 민주당 등 범여권 정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이후 8일 만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에 반발해 협상을 중단하고 전국을 돌며 잠행을 이어갔다. 김 원내대표는 수소문을 통해 주 원내대표가 있는 사찰을 알아냈다.

회동은 오후 4시 45분경부터 사찰에서 시작해 외부 만찬으로 이어지면서 5시간 넘게 진행됐다.

두 사람은 국회 정상화 방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가 23일 오후 강원도 고성 화암사를 찾아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오늘 회동에서 양당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에 구체적인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일단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튼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주 원내대표는 늦어도 25일 전에 국회에 복귀할 계획이다. 회동 전에 이미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에게 25일 비대위 회의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야 최대 쟁점인 법사위원장 등에 대한 이견이 여전히 남아있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민주당은 이미 선출한 법사위원장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못 박으면서 의석 비율에 따른 상임위원장 '11대 7' 배분안을 준수하겠다는 방침이다.

통합당은 법사위원장에 대한 민주당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없다면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라"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최종 합의가 불발될 경우 민주당은 오는 25~26일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다음 달 4일 끝나는 6월 임시국회 회기 내 3차 추경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경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날 "통합당이 끝내 거부한다면 비상한 결단을 할 것"이라며 26일을 원 구성 마감 시한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