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연가 사용하라' 독려에 달라진 기재부 분위기
2020-06-22 16:20
올해 공무원 연가보상비 3953억 삭감..."연가 안쓰면 손해"
국별로 상황 달라.."예산실·경제정책국, 업무 많아 휴가 엄두 못 내"
국별로 상황 달라.."예산실·경제정책국, 업무 많아 휴가 엄두 못 내"
기획재정부가 달라졌다. 과거에는 연가가 남아도 눈치를 보며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연가 보상비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휴가를 가지 않으면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해서다.
22일 기재부 한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5일 주재한 확대간부회에서 기재부 간부들에게 각 실·국·과별 직원들이 여름휴가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장하라고 지시했다.
연가를 사용하지 않으면 손해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라든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예산실·경제정책국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최전선에서 뛰는 곳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
◆삭감된 연가보상비 총 3953억원...홍남기, 휴가 사용 권장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부처 수장들이 휴가를 독려하는 것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르다.
바빠서 연가를 다 쓰지 못했더라고 해도 돈으로 받을 수 없다. 현 상황에서는 선택의 여지 없이 주어진 연가를 모두 의무적으로 써야 한다.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당시 공무원의 연가 보상비를 삭감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시국에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서다. 그 규모는 3953억원에 달한다.
국가공무원 복무 규정에 따르면 연가보상비는 연가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 예산 범위 내에서 연가일수에 대해 돈으로 보상하는 비용이다. 공무원 연가 일수는 재직 기간 6년 이상이면 모두 21일이다. 연가를 사용하지 않으면 1년 중 20일 이내에서 연가 보상비를 받는다. 사기업의 연차수당과 비슷한 개념이다.
연가 보상비 삭감이 끝이 아니다. 3차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해 공무원의 업무 추진비 등 예산 2000억원을 삭감하는 안이 담겼다. 앞서 전 국민에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은 홍남기 부총리가 기부하면서 과장급 이상 간부들이 '자발적'으로 일부 동참했다. 지자체별로 지급되는 재난지원금 혜택도 받지 못했다. 지급 대상에서 공무원은 제외된 탓이다.
이런 이유로 기재부 직원을 포함한 공무원들에게 올해 휴가는 평소와 다른 의미일 수밖에 없다.
기재부 관계자는 "특별한 일이 없거나 일이 마무리된 국은 휴가를 쓰라고 권장하고 있다"면서 "주중에 길게 쓰기 부담스러우면 주말 끼어서 금요일이나 월요일로 쪼개서 쓰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권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대응 국·실..."야근에 추가근무까지, 휴가 엄두 못 내"
예산실과 경제정책국은 여전히 비상이다. 코로나19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실·국은 올해 들어 살인적인 노동 강도를 소화해왔다. 특히 나라 살림을 맡은 예산실은 5개월 내내 쉼 없이 달려왔다. 평일 야근은 물론이고 주말 추가 근무도 불사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월 하순 1차 추경안 편성을 시작으로 3차 추경안까지 5개월째 쉼 없이 달리고 있다. 하반기 세법개정안과 내년도 본예산 편성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심화하면 4차 추경안을 준비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연가를 내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 명이 빠지면 어떤 식으로든 부담이 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다. 국민의 세금을 받는 공무원은 어느 정도 희생이 당연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잊을 만하면 제기되는 국회의원들의 지적도 기재부 직원들을 서럽게 하는 대목이다.
예산실 한 관계자는 "몸이 고단하더라도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면 일할 재미가 있는데 지금은 내부 사기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면서 "국회에서 기재부 수장의 거처를 볼모로 협박을 하지 않나, 대안 없는 퍼주기식 정책을 언급하며 기재부가 협조하지 않는다며 조직을 흔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렇다고 질병관리본부(질본)처럼 국민적인 응원과 공감을 받는 것도 아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질본이 코로나19 시국에서 방역을 담당한다면 기재부가 경제 방역을 하는 것"이라며 "경제는 이해 관계자간의 입장이 다르고 해석에 차이가 있어서 기재부는 어떤 결정을 하든 비판을 받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22일 기재부 한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5일 주재한 확대간부회에서 기재부 간부들에게 각 실·국·과별 직원들이 여름휴가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장하라고 지시했다.
연가를 사용하지 않으면 손해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라든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예산실·경제정책국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최전선에서 뛰는 곳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
◆삭감된 연가보상비 총 3953억원...홍남기, 휴가 사용 권장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부처 수장들이 휴가를 독려하는 것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르다.
바빠서 연가를 다 쓰지 못했더라고 해도 돈으로 받을 수 없다. 현 상황에서는 선택의 여지 없이 주어진 연가를 모두 의무적으로 써야 한다.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당시 공무원의 연가 보상비를 삭감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시국에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서다. 그 규모는 3953억원에 달한다.
이런 이유로 기재부 직원을 포함한 공무원들에게 올해 휴가는 평소와 다른 의미일 수밖에 없다.
기재부 관계자는 "특별한 일이 없거나 일이 마무리된 국은 휴가를 쓰라고 권장하고 있다"면서 "주중에 길게 쓰기 부담스러우면 주말 끼어서 금요일이나 월요일로 쪼개서 쓰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권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대응 국·실..."야근에 추가근무까지, 휴가 엄두 못 내"
예산실과 경제정책국은 여전히 비상이다. 코로나19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실·국은 올해 들어 살인적인 노동 강도를 소화해왔다. 특히 나라 살림을 맡은 예산실은 5개월 내내 쉼 없이 달려왔다. 평일 야근은 물론이고 주말 추가 근무도 불사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월 하순 1차 추경안 편성을 시작으로 3차 추경안까지 5개월째 쉼 없이 달리고 있다. 하반기 세법개정안과 내년도 본예산 편성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심화하면 4차 추경안을 준비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다. 국민의 세금을 받는 공무원은 어느 정도 희생이 당연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잊을 만하면 제기되는 국회의원들의 지적도 기재부 직원들을 서럽게 하는 대목이다.
예산실 한 관계자는 "몸이 고단하더라도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면 일할 재미가 있는데 지금은 내부 사기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면서 "국회에서 기재부 수장의 거처를 볼모로 협박을 하지 않나, 대안 없는 퍼주기식 정책을 언급하며 기재부가 협조하지 않는다며 조직을 흔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렇다고 질병관리본부(질본)처럼 국민적인 응원과 공감을 받는 것도 아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질본이 코로나19 시국에서 방역을 담당한다면 기재부가 경제 방역을 하는 것"이라며 "경제는 이해 관계자간의 입장이 다르고 해석에 차이가 있어서 기재부는 어떤 결정을 하든 비판을 받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