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與의 브레이크 없는 독주

2020-06-18 08:23
단독 개원 이어 6개 상임위 선점
"3차 추경 이달 처리" 통합당 압박

176석 공룡 여당의 브레이크 없는 국회 독주가 시작됐다. 여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일방적으로 선점하면서 대야 협치를 걷어찼다. 여당은 당장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는 물론, 문재인 정부 하반기 '사법 개혁' 과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1967년 이후 53년 만에 단독 개원이라는 '초강수'를 둔 더불어민주당은 "늦어진 만큼 지금부터 전력 질주해야 한다"(김태년 원내대표)며 민생 경제 회복 총력전을 정치 역풍의 돌파구로 삼는 모양새다.

16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본회의에서 법사위를 포함한 6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한 직후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에 3차 추경 처리를 압박했다. 민주당이 '6월 처리·7월 집행'이라는 추경안 처리 로드맵을 못 박으며 통합당을 향해 3차 추경 처리를 위한 협력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경제 충격을 막을 방파제가 3차 추경의 조속한 집행"이라며 "총선과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달라진 세상을 통합당은 직시하고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3차 추경은 '6월 국회 회기 내 처리, 7월 초 예산 집행'이라는 일정표가 지켜질 수 있도록 심사 착수에 돌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다만, 민주당이 여야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상임위원장을 통합당 몫으로 제안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전날 원 구성이 이뤄지지 않아 추경안 처리가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추경이 처리되기 위해선 예결특위를 반드시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예결위원장도 오는 19일을 기점으로 민주당 몫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강경론을 펼치면서 '여당 독주' 흐름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주 금요일(19일)까지 합의안인 11대 7에 준수하며 최대한 합의를 끌어내고 통합당과 같이 가겠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추경 처리에 만약 야당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예결위원장을 가져오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법사위원장 선출을 토대로 사법·검찰 개혁에도 힘을 싣는 모양새다.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오는 7월 정상 출범시키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조 정책위의장은 "7월 중에 공수처가 정상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국회법과 인사청문회법 등 후속 3법 처리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도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사법·검찰 개혁을 마무리 짓는 한편 체계 자구 심사 권한을 넘어서는 월권행위는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속수무책으로 당한 통합당은 여당에 강하게 반발하며 의사일정 보이콧에 나섰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등 통합당 의원 25명은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을 찾아가 상임위 강제배정에 대해 항의하고 6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취소하라고 공식 요구했다.

아울러 전날 상임위에 강제 배정된 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전원 사임계를 제출하고 오후 예정된 상임위 회의에도 불참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