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금융·실물 간극 커…유동자금 활용해야"

2020-06-16 10:39
"시중 부동자금 1130조…금융사 위기 기업 지원 필요"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물경제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기업에 유동자금이 흘러갈 수 있도록 금융사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사진=금융위원회]


손병두(사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8차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손 부위원장은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1.3% 하락했고, 수출과 고용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등 실물부문의 여건과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며 "시장의 유동성이 기존의 우량기업, 금융시장 내에만 머물면서 신용등급이 낮거나 코로나19로 업황전망이 좋지 않은 기업들에까지 자금이 충분히 흘러가지 않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 0.5% 수준의 역대 최저 기준금리와 약 1130조원의 시중 부동자금, 전년 대비 약 20조원 증가한 주식 투자자 예탁금 등 시중 유동성의 흐름을 생산적인 부문으로 돌리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없다면 금융시장 내의 양극화와 금융과 실물경제의 불균형이 확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 부위원장은 또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괴리가 지속될 경우 자산가격의 버블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생산적 부문으로 자금이 쏠려 자산가격의 버블을 초래하는 등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정책이 의도하지 않은 효과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간 괴리의 간극을 줄이고 민생금융안정 패키지가 자금이 필요로 하는 곳에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말 바이러스 확산여부에 따라 세계경제를 2가지 시나리오로 전망했다면서 "코로나19 방역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높음을 시사하기에 금융권에선 방역에 소홀함이 없이 긴장감을 유지하고 경제적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 대응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금융회사는 자금조달, 리스크 관리에 대한 이점을 활용해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손 부위원장은 "정부도 저신용등급 회사채·CP(기업어음) 매입기구, 자동차산업 상생협력 특별보증, 기업자산 매각 프로그램, P-CBO 매입대상 확대 등을 통해 금융지원의 사각지대를 채워나가겠다"며 "현장의 애로사항을 면밀히 검토하고 면책제도,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게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또 "금융권이 실물경제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완충장치가 될 수 있게 적극적인 역할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정부의 1차 소상공인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13조2000억원, 2차 소상공인 지원프로그램에선 2986억원이 각각 집행됐다.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확대를 통해 15조7000억원, 회사채·단기자금시장 안정화에는 7조5000억원이 지원됐다.

같은 기간 금융권에선 159만4000건(130조9000억원)의 대출보증 지원이 이뤄졌다. 유형별로는 신규대출보증이 총 126만8000건(66조5000억원), 기존 대출·보증 대상 만기연장이 32만6000건(64조4000억원) 이뤄졌고 기관별로는 정책금융기관이 96만건(68조7000억원), 시중은행이 61만2000건(61조4000억원)을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