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다케다제약 아태지역 사업 3324억에 인수…18개 의약품 확보

2020-06-11 19:11
셀트리온 첫 대형 M&A…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 치료제 국산화 계기 마련
다케다제약 18개 제품 특허·상표·허가·판매권 확보

[사진=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이 다국적제약사인 다케다제약(Takeda Pharmaceuticals International AG, 이하 다케다)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의약품 부문을 3324억원에 인수했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의약품 사업부문의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해 다케다의 아태지역 의약품에 대한 권리 자산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셀트리온이 다케다로부터 인수하는 사업은 아태지역 ‘프라이머리 케어(Primary Care)’ 사업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한국과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 9개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문의약품‧일반의약품 브랜드 18개 제품의 특허‧상표‧판매에 대한 권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해당 제품군은 아태지역에서 2018년 기준 약 1억4000만 달러(한화 약 1700억원)의 매출을 올린바 있다. 

이번 인수는 싱가포르 자회사를 통해 이뤄질 예정으로, 셀트리온은 기업결합신고 등 각 지역 관계당국의 승인 과정을 거쳐 올해 4사분기내 사업 인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인수하는 제품군에는 글로벌 개발신약인 네시나와 액토스(당뇨병 치료제), 이달비(고혈압 치료제) 등 전문의약품을 포함해 화이투벤(감기약), 알보칠(구내염 치료제) 등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일반의약품이 포함됐다.

셀트리온은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위해 당분간 다케다 제조사를 이용할 계획이며, 향후 기술이전 과정을 거쳐 셀트리온제약의 cGMP(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생산시설에서 주요 제품을 생산해 국내 및 해외에 공급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셀트리온의 첫번째 대형 인수·합병(M&A) 건으로, 셀트리온은 그동안 높은 국내 수요에도 불구하고 다국적제약사들의 과점으로 인해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치료제를 국산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이번 거래를 통해 고품질 국산 오리지널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원으로 자리매김해 국가 의료 재정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거래는 셀트리온의 성장전략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며 “셀트리온은 다케다의 전문의약품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해당 제품군을 아태지역 시장에 조기 안착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항암제 등 셀트리온의 바이오의약품 제품군에 화학(케미컬)의약품 제품군을 보강해 글로벌 종합 제약바이오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췄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지난해 아태지역 당뇨병 및 고혈압 치료제 시장은 각각 3조원, 2조7600억원 규모로, 오는 2030년에는 시장 규모가 2배 가까이 성장해 약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은 "국내 당뇨‧고혈압 환자는 1700만명에 달하고, 만성질환을 3개 이상 보유한 환자도 전체 고령인구의 60%를 넘어서는 등 만성질환 치료제 시장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이번 인수는 셀트리온이 글로벌 종합 제약바이오 회사로 올라서는 성장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