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꼬리무는 ‘N차감염’…6월 지역 확진자 97% 수도권서 나와 (종합)
2020-06-11 19:53
탁구장‧리치웨이發 집단감염 확산
수도권 방역강화 조치 연장 가능성
전문가 “사회적 거리두기 환원해야”
수도권 방역강화 조치 연장 가능성
전문가 “사회적 거리두기 환원해야”
수도권에서 집단감염이 한달 넘게 이어지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는 재유행의 기로에 섰다. 생활방역으로 전환됨에 따라 방심이 부른 집단감염의 결과다.
정부는 오는 14일까지 예정된 방역 강화 조치를 연장할 것인지 여부를 조만간 결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 대비 45명 증가한 총 1만1947명이라고 밝혔다.
지역발생 40명은 모두 수도권에서 나왔다. 이 중 절반인 20명이 서울에서 발생했으며 15명은 경기에서, 5명은 인천에서 각각 나왔다.
실제 6월 이후 발생한 지역사회 코로나19 감염 426건 중 412건(96.7%)은 수도권에 몰려있다. 이로 인해 서울은 지난 9일 누적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섰으며 경기 역시 1000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최근 수도권에서 발생한 탁구장과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관련 집단감염 확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양천구 탁구장 집단감염은 경기도 용인 큰나무교회를 거쳐 광명어르신보호센터로, 또 서울 송파구 강남대성학원을 거쳐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으로 이어졌고, 서울 관악구 리치웨이 관련 집단감염은 구로구 중국동포교회 쉼터와 강서구 SJ투자회사 콜센터, 강남구 역삼동 소재 명성하우징, 성남 방판업체 엔비에스 파트너스, 인천 예수말씀실천교회 등으로 각각 전파됐다.
이날 기준 리치웨이발 확진자 수는 116명으로, 리치웨이를 직접 방문한 사람이 39명, 접촉자가 77명이다. 지난 2일 이 업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뒤 9일 만에 관련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는 등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모양새다. 더욱이 확진자 중 절반 이상이 감염 고위험군인 60대 이상인 것으로 확인돼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 밖에 경기 광명시 소재 기아자동차 공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집단발병 사례가 수도권 곳곳에서 보고되고 있다.
정부는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를 앞두고 “수도권은 인구가 밀집돼 있고 다른 지역과 인구 이동량도 많아 언제든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앞으로 방역조치를 방해하거나, 고의‧중과실로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집단 감염이 일어난 경우 구상권 청구 등 법적 책임을 엄정하게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자가격리 및 집합금지 위반 사례 총 489건, 748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에 있고, 이 중 258건, 317명을 기소했다.
다만 수도권 방역 강화 조치를 더 연장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4일까지 2주 동안 수도권의 모든 부문에서 방역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2주간 수도권 집단감염 확산세가 여전한 상황이 되자 방역 강화 조치를 더 연장할 것인지 내부 논의에 착수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정례브리핑에서 “14일이 이번 주 일요일이니까 일요일 전에는 결정해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현재 계속해서 논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환원을 주장하면서도, 환원이 어렵다면 지방자치단체 간의 통일된 방역지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가 변한 것이 아니라, 지난달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면서 방역수칙 준수가 많이 떨어져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환원을 할 필요가 있지만, 어렵다면 정부와 수도권 지자체장이 협의해 일관되고 동일한 방역 조치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컨대 경기도는 장례식 결혼식장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는데 서울이나 인천은 이 같은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그렇게 되면 경기도에서 장례식장과 결혼식장을 못 구한 사람들이 서울이나 인천으로 가게 된다”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코로나19를 잡아야 한다”며 “상업적인 부분을 고려하면서도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항상 갖고 있어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