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CES25] 참가기업 코로나 이후 최대...AI 필두로 모빌리티·스마트홈 주목
2024-12-23 04:01
올해 CES는 전 세계 158개국에서 4500여개 기업이 참가한다. 지난해와 비교해 29% 더 늘어난 수치다. 참관객수도 약 14만명으로 예측되어 전년보다 5000명가량 늘었다. 유럽 IFA와 MWC, 중국 상하이국제산업박람회 등이 CES에 도전장을 냈지만 경쟁자로 보기에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이러한 세계 1위 MICE(회의·여행·컨벤션·전시) 행사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도 벌써 축제 분위기다. 잘 키운 행사 하나가 지역 경제를 먹여살리는 대표 사례다.
◆AI 제품 전년보다 50% 늘어...빅테크 대항해 '온 디바이스' 관심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정KPMG와 삼일PwC 등 국내 양대 회계·컨설팅 법인은 CES 2025의 핵심 트렌드로 인공지능(AI)을 지목한 가운데 로보틱스·모빌리티, 스마트홈, 디지털 헬스케어 등이 함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우선 AI의 경우 올해 CES에 선보이는 AI 관련 제품은 전년보다 50% 이상 늘었을 정도로 일상화됐다. 이후 기술 고도화와 기기의 다양화, 높은 보안 성능 등을 기반으로 온 디바이스 AI 확산이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이용자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다양한 기능을 갖춘 'AI 에이전트' 기술이 큰 관심을 끌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오픈AI), 구글(딥마인드), 메타 등 빅테크가 주도하는 클라우드 기반 초거대 AI에 대항해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이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모빌리티 분야에선 소프트웨어정의자동차(SDV) 기술과 함께 카메라·센서 기술 고도화를 통한 데이터 확보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홈에선 AI와 사물인터넷을 결합한 스마트 가전과 가정용 로봇, 안전 시스템 등 대중이 접근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개될 전망이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경우 AI를 활용해 복잡한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고 정밀 의학 기술을 고도화하는 제품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CES에는 삼성, SK, LG, LS 등 국내 주요 기업이 대규모 부스를 꾸려 참가한다. 한국 기업이 얼마나 참가할지는 아직 최종 집계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스타트업을 포함해 780여개 기업이 참가했는데, 이는 미국(1148개)과 중국(1104개)에 이은 참가기업 수 3위에 달하는 수치다. 올해도 3위를 차지할 것이 유력하다.
CES를 개최하는 CTA(미국소비자기술협회)는 가장 주목해야 할 전시 부스로 8곳을 꼽았다. 삼성, LG를 필두로 브룬스윅. 굿이어, 로레알, 마그나, 파나소닉, 지멘스 등이다. 모두 AI를 활용해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혁신하는 것을 테마로 전시부스를 꾸린다.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AI, 경험과 혁신의 확장’을 주제로 AI 홈 전략을 발표한다. 올해도 디바이스경험(DX)부문을 이끄는 한종희 부회장이 직접 공개한다. AI 홈을 활용해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모든 가전을 원격으로 관리·제어함으로써 고객의 가사 수고를 크게 덜어주는 게 목표다. AI 홈 가전에 탑재하던 7인치 터치스크린도 9인치로 더 크게 확대한다. 부스 규모도 참가 업체 중 최대인 3368㎡(약 1019평)에 달한다.
LG전자도 조주완 대표 주도로 현지에서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진행하고, AI 기술로 고객 경험을 혁신하면서 공간을 연결·확장해 일상을 변화시킬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주도로 CES 부스를 꾸린다. 1등 AI 메모리 기업인 SK하이닉스와 AI와 통신의 결합을 추진 중인 SK텔레콤의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전시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적체)으로 인해 자동차 업체의 CES 참가 감소 여파로 현대차·기아는 올해 참가하지 않는다. 대신 2016년부터 10년 연속 CES에 참가하는 현대모비스가 CES 2025에서도 기술과 사람의 교감을 주제로 다양한 자동차 전자장비를 시연한다.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 △휴먼 센트릭 인테리어 라이팅 시스템 △뇌파 기반 운전자 부주의 케어 시스템(엠브레인) 등이 대표적 사례다.
◆경제·정치 불확실성 AI로 돌파...재계 CES 방문 움직임
탄핵 정국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많은 재계 인사가 올해 CES 현장에 방문해 인사이트(통찰력)를 찾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사례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꼽을 수 있다. 최 회장이 만약 올해 CES 현장에 방문하면 재계 총수로서 3년 연속 참여하는 기록을 세운다. 최 회장은 SK AI 서밋 행사에서 직접 기조연설을 하며 AI가 SK그룹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꾸준히 강조해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등 그룹 핵심 경영진들과 함께 글로벌 기업의 AI 혁신을 체험하고 이를 SK그룹에 접목할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AI 사업 핵심 파트너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와 미국 현지에서 만남이 성사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의 CES 현장 방문 가능성도 크다. 주요 경영진과 함께 글로벌 최신 동향을 살피고자 라스베이거스를 직접 찾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밖에 허태수 GS그룹 회장과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등이 CES 현장을 찾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