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은진, "연기가 정말 좋아"···오랫동안 배우로 남고 싶어요

2020-06-10 11:14

"실제로도 양석형 교수님처럼 묵묵하게 본인의 일을 하면서 따뜻하고 대화가 잘 통하고 솔직하게 부딪혀주는 사람이 이상형이에요."

매 작품마다 다른 얼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배우 안은진(30)을 9일 아주경제 본사에서 만났다. 안은진은 지난 5월 28일 종영한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에서 산부인과 레지던트 2년차 추민하를 연기했다. 안은진은 '슬의생'를 통해 다채로운 매력을 뽐내며 극의 재미를 이끌어갔다.

배우 안은진 [남궁진웅 timeid@]

극 초반에는 묵묵히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레지던트인 줄 알았지만 '흑진주·물광·과즙' 등 다양한 메이크업을 선보이며 엉뚱한 매력으로 안방극장에 웃음을 전달하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김대명(양석형)과 러브 라인까지 형성했다. 특히 메알못(메이크업을 알지못하는 사람)으로 설정된 추민하의 기상천외한 메이크업에 매회 인기를 끌었다. 

"개인적으로는 흑진주 메이크업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현장에서 제 메이크업을 보고 다들 웃으시고 너무 즐거워해주시니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매번 더 재미있는 메이크업으로 현장에 큰 웃음 드리고 싶어서 회를 거듭할수록 정말 열심히 화장을 했습니다. 흑진주 메이크업은 제 욕심이 극에 달했을 때 했던 건데 모두가 엄지척해주셔서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하하"

의사 역할을 처음이었지만 뭐든 열심히 하는 안은진의 성격 덕에 산부인과 의사들의 다큐먼터리를 숱하게 찾아봤다. 안은진은 "전공의, 레지던트의 삶이 어떤지 무슨 일을 하는지 다큐먼터리를 보고 열심히 공부해서 그 생활감을 익혔던 것 같아요. 실제 수술은 다 교수님들이 하시니까 저는 의사로서 집도라든지 그런 부분은 없어서 겨울에 파카입고 출근했다가 벚꽃놀이할때 파카입고 퇴근한다는 그 치열한 의사들의 생활에 대한 부분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라고 전했다. 

하지만 인터넷보다 안은진에게 큰 공부가 되는 건 현장에서의 선배들이다.

배우 안은진 [남궁진웅 timeid@]

"저는 작품을 할때마다 그 팀에서 큰 도움을 얻어요. 이번에도 일단 모든 선배님들이 잘 다가와주시고 고민을 나눠주셔서 수월했어요. 특히 감독님께서 현장을 넉넉하게 만들어주시고 묵묵하게 모든 걸 보시며 '네가 생각한데로 해봐라"고  마음껏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봐주셔서 자존감이 한번도 떨어진 적이 없었어요. 감독님과 작업하면 현장이 너무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실제 해보니 더 좋았습니다. 그 부분이 가장 그리운 것 같아요."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던 안은진은 2012년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데뷔했다. 매해마다 꾸준히 뮤지컬·연극 무대에 오르며 연기력을 다졌고 2018년 웹드라마 '숫자녀계숙자'를 시작으로 영상 매체에도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후 '킹덤1·2' '타인은 지옥이다' '검사내전' '라이프' '왕이 된 남자' 등 굵직한 작품으로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고 이번 '슬의'를 통해 배우로서 한층 더 발전된 모습까지 보였다.

뮤지컬로 데뷔한 만큼 슬의생에서도 노래 욕심이 없었을까? 조정석, 전미도의 OST가 큰 인기를 끈 가운데 안은진의 OST를 기대해봐도 좋을 지 궁금했다. 

"아직 노래 기회가 닿지 않아서 슬의생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을지는 저도 모르겠어요(웃음) 코로나 19로 연습하다가 엎어졌다는 작품들이 주변에 많아서 안타까울 따름이에요. 친한 언니가 하시는 작품이 있는데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라는 작품이 할머니까지 소화해야 해 서른이 넘으면 한번 꼭 해보고 싶었던 역이에요. 이제 서른이 넘었으니 도전해보고 싶어요."

배우 안은진 인터뷰[남궁진웅 timeid@]

안은진의 '열일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현재는 JTBC '경우의 수' 촬영 중이며 올해 말에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촬영에 돌입한다.

"벌써 끝이 났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는데 다음 작품을 촬영중이고 벌써 6월이니 다른 일하다가 연말에 헤쳐모여로 다시 만날 수 있잖아요.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벌써부터 두근거립니다."

슬의생 시즌 2의 관전포인트는 뭘까? 안은진은 "사실 저도 아직 내용을 몰라요. 그래서 시청자 입장으로 윤신혜씨가 왜 전화를 했고 어떤 스타일의 사람일지 가장 궁금해요. 빨리 대본을 확인하고 싶어요"라며 미소를 보였다. 

"꿈을 꾸기에는 아직 하나하나 너무 벅차고 힘들지만 현재 작업중인 '경우의 수'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고 저는 배우란 직업이 너무 좋아요. 이 직업을 가능한 오래동안 연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길게 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