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쥐고 10타 줄인 홍란, 무빙데이 선두로 '불쑥'

2020-06-06 16:07
10언더파 '인생·코스 최저타'
27위→1위 26계단 '상승'

홍란(34·삼천리)이 4홀 연속 버디를 시작으로 10타를 줄여 커리어 통산 한 라운드 최저타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이기도 하다.
 

퍼트를 떨구고 주먹을 불끈 쥔 홍란[사진=KLPGA 제공]


홍란은 6일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롯데 스카이힐 제주(파72·637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0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우승상금 1억6000만원) 3라운드 무빙데이 결과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잡아 10언더파 62타, 사흘 합계 16언더파 200타로 경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26계단을 기어 올라 선두로 나섰다.

아웃코스 1번홀(파4) 셋째날을 출발한 홍란은 4번홀(파5) 첫 버디를 잡았다. 주먹을 불끈 쥐더니 버디 쇼를 시작했다. 5번홀(파3)부터 7번홀(파4)까지 3홀 연속 버디를 더했다. 4홀 연속 버디로 전반 9홀 4타를 줄였다.

후반부에 들어선 그는 파죽지세(破竹之勢)로 홀 컵을 쪼갰다. 10번홀과 11번홀(이상 파4) 두 홀 연속 버디에 이어 13번홀(파4)과 14번홀(파3) 두 번째 두 홀 연속 버디를 잡았다. 멈추지 않았다. 17번홀(파3) 버디에 이은 18번홀(파5) 깔끔한 버디로 경기를 마쳤다. 6타를 내리 줄인 그는 3라운드 결과 10언더파 62타를 적었다.

첫날 1언더파 71타, 둘째 날 5언더파 67타를 때린 홍란은 이날 10언더파 62타를 더해 사흘 합계 16언더파 200타를 쌓았다. 경기가 진행 중인 오후 4시 현재 한진선(23·비씨카드)에 두 타 앞서 단독 선두로 나섰다. 그는 "장타를 치는 선수가 아니다. 코스 전장이 길지 않다. 기회도 많았고, 이 코스에 대한 경험도 많았다. 그린이나 공략지점을 잘 알고 있었다. 잘 맞아떨어졌다"고 했다.
 

캐디와 주먹을 맞대는 홍란[사진=KLPGA 제공]


홍란이 이날 기록한 10언더파는 2018년 이 대회 2라운드에서 조정민(26·문영그룹)이 경신한 코스레코드다. 지난 2라운드에서는 김세영(27·미래에셋)과 김소이(26·PNS창호)가 이 기록에 도달해 타이기록을 세웠다. 홍란은 "10언더파는 정규투어 최고의 성적"이라며 "1~2라운드는 그린이 부드럽게 받아줬다. 오늘은 다른 느낌이 들었다. 공략한 대로 먹혔다"고 돌아봤다.

2014년 입회한 홍란은 KLPGA 투어 통산 4승을 기록 중이다. 2008년 KB 국민은행 Star Tour 2차 대회와 MBC투어 제7회 레이크사이드 여자오픈을 시작으로 2010년 S-OIL CHAMPIONS INVITATIONAL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마지막 우승은 2018년 브루나이 레이디스 오픈이다. 그는 319경기에 출전했다. 베테랑 중의 베테랑.

홍란은 가까운 미래인 최종 4라운드와 먼 미래인 은퇴를 논했다. 가까운 미래에 대해서는 "한 방에 스코어를 줄이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공격적으로 플레이하겠다. 우승 경쟁할 수 있는 포지션을 잘 잡아 놓은 것 같다. 모든 선수가 우승을 목표로 한다. 같은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했고, 먼 미래에 대해서는 "은퇴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후회 없는 선수 생활을 하겠다. 그때가 끝이라고 하면 다른 인생을 살겠다. 시드 유지에 대한 부담은 없다. 실력이 모든 걸 판가름한다고 본다. 오늘 한 캐디는 내 성적을 보고 '선수 생활할 팔자'라고 했다. 400이나 500경기 등 출전 수에 연연하지 않고 성적만을 바라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