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깊어지는 갈등에 'ELS' 리스크 확대 가능성도"

2020-06-04 14:32
나신평 "홍콩H지수 하락 등 변동성 확대 가능성 있어"

[사진=Pixabay 제공]

[데일리동방]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깊어지면서 홍콩H(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지수 등 국내 증권사가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의 기초자산이 되는 주요 지수들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증권사의 유동성과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홍콩보안법과 관련해 미국이 보복 조치 수준을 강화할 경우 국내 증권사가 발행한 ELS의 위험이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3일 발표했다.

김기필 금융평가1실장은 "최근 미·중 갈등 고조는 아직 홍콩H지수의 하락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홍콩보안법의 최종 세부 내용과 미국의 추가적인 보복 조치 수준에 따라 대규모 자금유출, 주가지수 급락 등 향후 홍콩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6년 홍콩H지수 관련 ELS 대규모 손실 사례를 고려하면 홍콩H지수가 현 수준보다 약 20% 낮은 7000대로 하락할 때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신평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국내 증권사가 발행한 전체 ELS 중 기초자산에 홍콩H지수가 포함된 ELS 미상환잔액 비중은 55.6%를 차지하고 있다. 유로존 대형주로 구성된 EuroStoxx50(87.1%)과 미국 S&P500(79.1%) 지수에 이어 3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홍콩H지수 연계 ELS 월별 발행액과 미상환잔액 중 기초자산별 비중[사진=나이스신용평가 제공]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해 발행한 ELS 중 5월 기준 미상환잔액 규모가 1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3조9000억원), 미래에셋대우(3조6000억원), KB증권(3조5000억원), 신한금융투자(3조3000억원), 삼성증권(3조원), 하나금융투자(2조8000억원), NH투자증권(2조3000억원), 메리츠증권(1조8000억원) 순이다.

ELS 발행잔액 대비 미상환 잔액 비중은 대신증권(70.5%), 신한금융투자(66.8%), 하나금융투자(64.7%), 메리츠증권(62.5%), 미래에셋대우(62.0%), 한국투자증권(60.1%), NH투자증권(56.3%) 등 7개사가 증권업 평균(55.6%)을 웃돌았다.

자기자본 대비 미상환 잔액 비율은 한국투자증권(79.5%), 신한금융투자(78.0%), KB증권(76.6%), 하나금융투자(69.5%), 삼성증권(64.3%), 한화투자증권(63.0%), 대신증권(48.3%), 메리츠증권(46.5%), NH투자증권(44.7%) 등 9개사가 증권업 평균(44.2%)을 상회했다.

나신평은 홍콩H지수 관련 ELS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높은 증권사를 상대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기필 실장은 "지난 3월 ELS의 기초자산이 되는 주가지수들이 급락하면서 대형증권사들은 대규모 마진콜 발생과 헤지 비용 증가를 겪었으며, 이번 미·중 분쟁 확대로 홍콩H지수를 포함해 ELS의 기초자산이 되는 주요 지수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 국내 증권사의 유동성과 수익성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미·중 갈등 격화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홍콩H지수 관련 ELS 익스포저가 비교적 높은 주요 증권사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