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코로나에 직격탄…내달 2502억원 유상증자 추진
2020-06-03 14:47
1610억원 채무 상환에 사용 …부채비율 낮추기 안간힘
증권가 "일시적 부진, 성장성 유효"…신용보증기금 지원사격
증권가 "일시적 부진, 성장성 유효"…신용보증기금 지원사격
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다음 달 약 250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우리사주조합청약 20%, 구주주청약 80%로 배정된 이후 실권이 발생할 경우 일반공모를 진행한다. 최대주주인 CJ는 최소 현재 지분율(39.02%) 이상 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다만 모집가액과 모집총액은 예정 발행가액 기준으로 한 예정금액으로 확정 금액은 아니라고 CJ CGV는 밝혔다.
CJ CGV는 조달한 자금 중 1610억원은 채무 상환자금으로,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특히 CJ CGV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채무를 상환한다고 밝혔다. 차환 대상은 올해 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800억원과 810억원 규모의 차입금이다. CJ CGV의 올해 3월 말 기준 총차입금은 3조2530억원으로 차입금 의존도가 73%에 이른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직격탄을 받으면서 실적이 반 토막 났고 신용등급까지 강등됐다. 지난달 22일 나이스신용평가는 CJ CGV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낮추고 등급전망은 '부정적'을 유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A+’를 유지하고 있지만 하향검토 대상에 올려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신평사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사업안정성이 훼손된 점 등을 지적했다. CJ CGV의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44.1% 감소한 1419억원을 기록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법인을 포함한 전사 매출액도 47.6%(2433억) 감소하는 등 코로나19로 영화상영업의 사업 환경이 급격히 확대된 데 따른 실적 저하가 나타났다.
더불어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진정될지 불확실한 탓에 유상증자 규모를 고려하더라도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경희 나신평 연구원은 “코로나19의 부정적 여파로 올 1분기에만 118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코로나19의 영향이 3분기까지 지속할 경우 당기순손실 규모는 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미 부채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실적 저하까지 이어지면 재무안정성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나신평은 CJ CGV의 정산기일인 2021년 5월이 도래하면 이자비용을 포함해 약 3500억원의 현금상환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계약연장 등이 여의치 않아 실제 현금유출로 이어질 경우에는 현금흐름 지표가 추가적으로 저하될 가능성도 지적했다. 이번 유상증자가 신용도를 방어하지 못한 이유다.
다만 신용보증기금이 CJ CGV의 자금 조달을 돕기로 결정하면서 희망이 생겼다. 지난달 29일 신보는 코로나 피해기업 등의 회사채 발행을 도와 유동화회사보증(P-CBO) 방식으로 1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번 자금 조달 지원 대상은 CJ CGV와 현대건설기계 2개 회사로, 이들은 신보의 보증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신보가 지원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신용등급이 강등된 CJ CGV도 자금조달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시장에서도 CJ CGV가 코로나19 상황 하에서의 일시적인 부진을 겪을 뿐 성장성은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CJ CGV의 손실은 코로나19로 극장 관객수가 53%(국내 기준) 감소한 영향일 뿐 구조적인 부진이 아니다”라면서 "회계 이슈를 배제하면 본사 및 주요 자회사인 중국·베트남·터키·인도네시아 모두 영업측면에서 고성장과 고마진을 달성하고 있어 코로나19만 종식되면 실적과 주가 모두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