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우승 꿈꿔"…최예림·이소영·유해란 '동상삼몽'

2020-05-30 17:59
최종 4라운드서 '챔피언조' 출발
'무관' 최예림·첫 '와이어투와이어' 이소영
유해란은 못해본 '세리머니' 꿈꿔

동상삼몽(同床三夢)이다. 최예림(21·하이트진로)은 생애 첫 우승을, 선두를 지킨 이소영(23·롯데)은 생애 첫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유해란은 세리머니와 함께하는 우승을 꿈꾼다.
 

동상삼몽(同床三夢) 중인 최예림, 이소영, 유해란(왼쪽부터)[사진=KLPGA 제공]


최예림은 30일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파72·641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8회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8억원·우승상금 1억6000만원) 3라운드 무빙데이 결과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 6언더파 66타, 사흘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2위에 올랐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예림은 "전반에 샷감이 좋아서 긴장감 없이 플레이했다. 또한 캐디 오빠랑 호흡도 잘 맞아 성적도 만족스럽게 나온 것 같다"고 돌아보며 "퍼트할 때 유독 긴장한다. 그 부분을 생각하며 힘을 최대한 빼고 플레이하면 좋은 성적 나올 것이다. 우승하고 싶은 마음을 최대한 컨트롤하고, 나만의 플레이에 집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웃코스 1번홀(파4) 3라운드를 출발한 최예림은 4번홀(파4)부터 6번홀(파5)까지 3홀 연속 버디로 ‘버디쇼’를 시작했다. 7번홀(파4) 파로 잘 막은 그는 8번홀(파3) 버디를 추가해 전반 9홀 4타를 줄였다.

후반부에 들어선 최예림은 13번홀(파4) 그린 옆 벙커에 빠진 공을 완벽하게 끄집어내며 버디를 낚았다. 한 번 오른 감각은 쉬 꺾이지 않았다. 정교함을 곁들였다. 14번홀(파3) 티샷을 시도한 공이 137.5야드를 날아가 핀 플래그 바로 옆에 떨어졌다. 버디. 이어진 15번홀(파4) 역시 버디를 잡아 3홀 연속 버디를 완성했지만, 17번홀(파3) 보기를 범해 후반 9홀 두 타를 더 줄이며 3라운드 결과 6언더파 66타를 쳤다.

1라운드 2언더파 70타, 2라운드 5언더파 67타를 때린 최예림은 이날 6언더파 66타를 쳐 사흘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단독 2위에 올랐다.

2017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에 입회한 최예림은 올해 KLPGA 투어 3년 차다. 3년이란 시간 동안 트로피와는 인연이 없었다. 다만 준우승과는 친했다. 2018년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 진로 챔피언십 54홀 단축 결과 준우승에 그쳤고, 2019년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준우승으로 무관을 이어갔다.

이번 대회는 올 시즌 그가 출전한 세 번째 대회다. 시즌 첫 대회는 베트남에서 열린 개막전 효성 챔피언십 with SBS Golf이다. 당시 그는 2언더파 214타를 때려 8위에 랭크됐다. 2주 전에 열린 메이저 KLPGA 챔피언십에서는 커트라인 탈락의 고배를 들은 바 있다.

한편, 이틀 연속 선두를 질주하던 이소영은 이날 1번홀부터 12번홀(파4)까지 모든 홀에서 파를 기록했다. 점수를 줄이지 못하자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받기 시작했다. 13번홀과 14번홀 천금 같은 두 홀 연속 버디가 터졌다. 간신히 한 숨을 돌린 그는 이날 두 타를 줄여 14언더파 202타로 한 타 차 선두를 지켰다.

이소영은 1·2라운드 선두에 이어 이날 선두를 유지했다. 그덕에 최종 라운드에서 생애 첫 와이어투와이어(모든 라운드 선두)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그는 "전체적으로 큰 실수는 하지 않았다. 전반 9홀 모두 파를 해서 기분이 처지고 힘들었다. 아쉽게 안 들어가는 공이 많아서 지치는 플레이를 했다. 하지만, 버디 2개가 나와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최종 4라운드에서는 동생들과 플레이한다. 세 명 모두 동등하게 이븐파라고 생각하면서 플레이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3위에는 유해란(19·SK네트웍스)이 자리했다. 6번홀 버디를 잡았지만, 7번홀 보기를 범해 원점으로 돌아갔다. 같은 조로 플레이한 이소영처럼 12번홀까지 답답한 라운드를 이어갔다.

선두권에 머무를 수 있었던 계기는 13번홀이었다. 파4 홀에서 티샷한 공이 259.6야드를 날아가 1온에 성공했다. 알바트로스가 나올 수도 있던 상황. 그는 아쉬움과 행복함이 반반씩 섞인 표정으로 이글을 낚았다. 월척은 그대로 18홀 성적이 됐다. 두 타를 줄여 12언더파 204타 단독 3위로 챔피언조에 승선했다.

유해란은 "힘든 하루였다. 언더파로 경기를 마쳐서 만족스럽다. 반년 만에 카메라 앞에서 플레이해서 떨렸다"며 "퍼트감이 아쉬웠다. 그 부분을 보완해서 많은 버디를 잡도록 노력하겠다. 우승에 대한 갈망은 없다. 그저 세리머니와 함께 우승의 감격을 느끼고 싶다"고 했다. 그의 첫 우승은 지난해 8월 열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였다. 당시 그는 태풍 레끼마의 영향으로 세리머니 없는 우승을 거둔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