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경찰 부른 반포3주구 시공사 선정날…삼성 vs 대우 막판 신경전

2020-05-30 15:06
시공사 선정 총회 앞두고 '직원용 쉼터'에서 1차전
삼성물산 "마지막까지 조합원 대상 현혹 부당하다"

"먹을 거 사주고 왜 그러는 거야, 이런 거 다 불법이라고!"(반포3주구 시공사 선정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 A씨)

30일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 시공사 선정 총회장에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대우건설이 한 카페를 빌려 만든 ’직원용 쉼터’에서 조합원에게 커피 등을 접대했다며 삼성물산 측이 신고하면서다.
 

30일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 1층에 있는 한 카페에 마련된 직원쉼터.[사진 = 김재환 기자 ]


일부 조합원은 카페 앞에서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기도 했다. 소송전으로 번진 수주 경쟁이 결국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한 마지막 날까지 고스란히 이어진 셈이다.

실제로 카페 내부에는 대우건설이 고용한 직원이 조합원으로 추정되는 고객들에게 주문을 받아 음료 등을 서빙하고 있었다.

이를 발견한 한 조합원은 "안에 대우 직원이 없는데 어떻게 직원용 쉼터냐"며 "이거 다 불법 접대 아니냐. 버스 빌려서 조합원들 태워서 온 거 다 봤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고성이 이어져 사람들이 모여들자 대우건설 직원 측은 "통행에 방해가 된다"거나 "사진을 찍지 말라"며 취재진과 몰려든 인원을 제지하기도 했다. 

이에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 쉼터로 만들었는데, 조합원들이 차 한 잔 달라고 했을 때 거절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삼성 측에서는 이런 장소를 만들지 않았으니 항의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직원 쉼터면 괜찮은데 조합원들이 안에 들어가 있는 게 문제 아니겠냐"며 "마지막 날(시공사 선정 총회)까지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은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1109번지 일대 반포아파트를 지하 3층~지상 35층 아파트 17개동 총 2091가구로 고쳐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8087억원 규모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시공사 선정 총회가 진행된다. 

본격적인 투표에 앞서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는 "반포3주구는 반드시 수주해야 할 도전의 장"이라며 "누구보다 진심을 다해 사업조건을 준비했다. 대우건설의 명예를 걸고 제안서와 계약서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이영호 삼성물산 대표이사도 "래미안을 믿어달라"며 "그동안 약속드린 사항 철저히 지킬 것이고, 역량을 총 동원해 래미안 20년 역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작품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만, 양사는 투표가 진행되기 전까지 상대방의 계약서상 준수하기 어려운 조항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속적인 상호 비방전을 이어갔다.

대우건설은 삼성물산이 조합원을 현혹해 거짓된 사업 제안을 했고, 결국 추가 공사비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물산은 대우건설 측이 불법 홍보직원을 동원해 막대한 사업자금을 사용해 조합원 추가 분담금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조합은 총회에서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는 조합원 1625명 중 1316명이 투표해 삼성물산이 686표(52%)를 받은 결과다. 대우건설은 617표를 얻었다.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는 "서비스 역량을 총동원해 래미안 20년 역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작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총 사업비 8087억원 규모의 이번 사업은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1109번지 일대 반포아파트를 지하 3층~지상 35층 아파트 17개동 총 2091가구로 짓는 공사다.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가 발언하는 모습.[사진 = 김재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