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어 양식 '청신호' 켜졌다…99일간 사육 성공
2020-05-27 15:09
국립수산과학원, 국내 사육 첫 사례…99일간 23㎜까지 자란 뒤 죽어
국내 대문어 양식에 청신호가 켜졌다. 동해 특산품으로 유명한 대문어는 지금까지 양식이 불가능했다.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은 대문어의 알을 부화한 후 99일까지 23㎜ 정도의 크기로 자랄 수 있도록 키우는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알에서 깬 대문어 유생은 물속을 떠다니다가 바닥으로 내려가 생활하는 '바닥생활' 단계가 되면 대부분 죽는다. 인공종자를 생산해 양식이 가능하려면 이 단계를 넘어서야 한다.
수산과학원은 2018년부터 건강한 유생을 얻기 위해 어미 문어를 관리하고 사육 시스템을 개선한 결과 바닥생활 단계까지 가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일본(1973년)과 미국(1986년)도 대문어 1마리씩을 바닥생활 단계까지 키우는 데 성공했을 뿐 다음 단계인 양식단계로 넘어가는 데는 실패했다.
이번에 부화한 대문어 유생은 더 자라지 못하고 부화 99일만에 폐사했다.
엄선희 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장은 "대문어 인공종자 생산 연구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매우 고무적인 성과를 얻은 만큼, 이를 발판삼아 대문어 수산자원의 인공종자 생산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