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人사이드] 최신종, 인간 흉기가 된 '소년 장사'
2020-05-21 08:39
폭력성에 눈을 뜨지 않았다면 체육계의 별이 될 수도 있었다.
1. 소년 장사 최신종, 체육계의 될 성 부른 떡잎
전주와 부산에서 여성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로 20일 신상이 공개된 최신종(31)은 과거 전도유망한 씨름선수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북 지역 체육계에 따르면 최신종은 초등학교 재학시절 씨름부에 몸을 담고 선수로 활동했으며, 2002년에는 소년체전 등 전국대회에 출전해 경장급(40㎏ 이하)과 소장급(45㎏ 이하), 청장급(50㎏ 이하)을 모두 석권할 정도의 인재였다. 또 단체전에서도 맹활약해 소속 학교에 우승 깃발을 안겼다고 한다. 각기 다른 체급에서 한 선수가 모두 우승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일이다. 모래판에서 적수가 없던 최신종은 그해 전북체육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에는 대한체육회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다.
하지만 최씨는 이후 불분명한 이유로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유망주가 돌연 은퇴한 것에 대해 도내 체육계 관계자는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으나, 당시 '인성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씨름부에서 퇴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 수상 기록에서 재판 기록으로 옮겨간 이름
학창 시절 이후 최씨의 행적은 재판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12년 집단·흉기 등 협박 및 특수강간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내막인즉 여자친구가 이별을 요구하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협박하고 성폭행한 것. 2015년에는 김제의 한 마트에서 금품을 훔친 혐의(야간건조물침입절도)로 기소돼 징역 6개월을 선고받기도 했다.
3. 주변 지인들이 말하는 '최신종'은···
주변 지인들이 기억하는 최신종은 두 개의 키워드로 나눌 수 있었다. '싸움', 그리고 '여자'.
최씨는 어려서부터 굉장히 호전적인 성격이었다고 한다. 이른바 '싸움짱'이라고 불리는 학생이었고 이 기질은 성인이 되어서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간혹 '자기 사람'이라 느끼는 이에겐 의외로 너그러운 면도 있었다고 하지만, 대체로 그의 캐릭터는 술만 마시면 폭력을 휘두르는 것으로 유명했고 그 대상은 선배, 후배를 가리지 않을 정도로 막무가내였다고 고향 지인들은 회고한다. 심한 경우엔 후배를 인근 야산으로 끌고가 폭행하고 그대로 버려두고 온 적도 있었다고 한다.
또 최씨는 평소 동네 후배들에게 걸핏하면 여자를 소개시켜 달라고 강요했다고 한다. 심지어 이번 연쇄 살인사건이 있기 전까지 1년 간 그는 무려 1148명의 여성과 통화한 기록이 확인되었으며, 이들 대부분은 랜덤채팅으로 접근해 알게 된 사이로 추측되고 있다. 현재 이 중 대부분의 소재는 확인됐으나, 아직 40여명의 여성들은 행방이 묘연해 밝혀지지 않은 추가 범행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4. 소년 장사▶인간 흉기▶사형수?
한편 최씨는 지난달 14일 아내의 지인인 A씨(34·여)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하천 인근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 범행 나흘 뒤인 같은달 18일 오후 부산에서 온 B씨(29·여)도 같은 수법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과수원에 유기했다. 그는 실종 여성을 살해하는 과정에서 금품을 빼앗고 성폭행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이러한 범죄 사실을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신종의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실종 신고가 접수된 여성의 안전 여부를 전수조사하는 한편, 관련 진술과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 만약 최씨의 모든 혐의가 인정될 경우 사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기준에 따르면 살인의 경우 5가지 종류로 분류하는데, 가장 높은 형량을 받는 살인은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으로 2인 이상을 살해한 경우 이에 해당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진주의 아파트에서 방화·흉기난동을 벌인 안인득이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1심에서 사형을 선고 받은 사례가 있다. (안씨는 당시 5명을 살해하고 다수에게 상해를 입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