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이사회, 오늘 '라임펀드' 자체 보상안 논의

2020-05-21 05:00
안건 상정시 22일 임시이사회서 사실상 결의

우리은행 이사회가 대규모 원금 손실을 빚은 '라임 펀드' 투자자에게 손실액의 일부를 먼저 보상하는 방안을 21일 논의한다. 이사들이 선보상하는 데 의견을 모으면, 22일 열리는 임시 이사회에서 결의가 사실상 확정된다. 우리은행 결정에 따라 신한·하나·기업 등 다른 판매 은행들의 움직임이 달라질 전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이사회는 21일 간담회를 열고 라임자산운용 펀드 예상 손실액의 30%를 피해자들에게 먼저 지급하고, 펀드 평가액 75%도 가지급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앞서 라임펀드 판매 은행들은 이 같은 방안을 공동 추진해 왔다.

이번 간담회는 22일 개최하는 임시이사회를 앞두고 열리는 자리다. 이사회 전날 갖는 통상적인 모임이지만, 선보상을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할지 결정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간담회에서 이사들이 의견을 모아 안건으로 올리면, 사실상 이사회를 통과하게 된다. 이 경우 선보상은 이르면 이달 말 이뤄질 전망이다. 라임펀드 선보상과 관련해선 아직 이사회 검토보고안으로도 오르지 않았다.

이번 우리은행 간담회는 다른 판매 은행들의 선보상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라임펀드의 환매중단 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3577억원으로 은행권(8440억원)에서 가장 많다. 신한은행은 21일 이사회를 열지만 라임펀드 관련 안건은 올리지 않았다. 28일 이사회를 개최하는 기업은행은 안건 상정 여부를 논의 중이다.

우리은행은 이번 이사회에 안건을 상정하지 않더라도, 늦어도 다음달 임시이사회 결의를 통해 보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검토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간담회에서 이사들 의견도 확인해야 하는데, 늦어도 다음달에는 통과시켜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전체 보상액은 펀드 잔액의 평가금액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기준가격이 반토막 나 1800억원으로 평가된다고 가정하면, 가지급금까지 합해 약 2000억원을 투자자 1600여명에 지급하게 된다.

앞서 우리은행을 비롯해 신한·하나·농협·기업·부산·경남 등 라임펀드 판매 은행 7곳은 투자자들에게 환매 지연액 일부를 자율 보상하는 방안을 감독당국과 협의해 왔다. 손실액을 먼저 보상하면 자본시장법상 손실보전 금지 조항에 위배될 수 있어, 은행들은 보상에 나서지 못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향후 법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비조치 의견서'를 판매 은행들에 전달하며 선보상안 마련에 속도가 붙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