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코로나로 악화한 수출 여건…무역보험이 해법
2020-05-20 00:05
코로나 사태 이후 우량 수출기업도 생존 안간힘
중소중견 플러스보험 등 무역보험이 돌파구
중소중견 플러스보험 등 무역보험이 돌파구
"지금부터가 문제입니다. 언제까지 어떻게 버텨야 할지···."
최근 바이어 주문이 급감해 힘겨워하는 광주·전남지역 수출 중소기업 경영인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미·중 무역 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지난해부터 많은 수출기업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아왔다. 이에 더해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충격이 수출 전선에 먹구름을 몰고 오면서 수출기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IMF는 지난 4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1월 전망 대비 6.3% 포인트 낮춘 -3.0%로 전망했다. 전 세계 교역량은 13.9% 포인트나 낮춘 -11.0%로 예측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6%로 예상하고, 각국의 봉쇄조치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하면서 교역량도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많은 국가의 경제 회복세가 느릴 것이며, 내년 말 또는 그 이후까지도 지난해 수준으로 복귀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만큼 수출은 위기 상황이다. 실제 현장의 많은 수출기업이 해외 주문 급감으로 공장가동률이 떨어지는 반면, 인건비 부담은 줄일 수 없어 힘들어하고 있다. 전남 완도에서 전복을 수출하는 중소기업들은 꾸준히 거래하던 일본 구매자로부터 몇 개월째 주문을 받지 못했다. 해외 대형마트로 납품하는 우량 바이어에 지난해에만 600만 달러를 수출한 기업도 수출이 60% 정도 급감했다고 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전시회 등 행사와 바이어 미팅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새 판로를 찾기도 쉽지 않다. 물론 기업이 경영환경에 맞춰 품목을 다변화하고 신시장을 개척하는 등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금은 당장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형편이다.
막상 수출하고 난 다음도 문제다. 바이어가 수출대금을 지불하지 못할 위험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는 기간도 길어지면서 적지 않은 해외기업이 공급망 교란, 수요 감소 등으로 매출이나 이익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불가능해지면서 재무 상태가 부실해지거나 심지어 경영악화로 도산 위험에 처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기업이 어렵게 바이어와 수출계약을 맺고 물건을 선적하더라도 대금을 제때 회수하지 못하거나 아예 받지 못할 위험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여기에 무역보험이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 바이어의 신용 상태를 파악해 위험한 거래는 중단하는 등 대금 미결제 위험을 사전에 줄이고, 물품을 선적할 때는 무역보험에 가입해 파산이나 대금결제 지연에 따른 손실액을 보험금으로 회수하는 것이다.
특히, 규모가 작은 수출 중소기업은 지난 4월부터 신용조사 수수료를 5회까지 면제하고 보험·보증료도 50% 할인해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여러 지자체도 수출 중소기업을 위해 공사와 단체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수출 기업이 연간 최대 5만 달러까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거래처가 많고 수출 규모가 큰 경우에는 중소중견 플러스(Plus+)보험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연간 100만 달러까지 보상이 가능하고, 여러 지자체가 마련한 수출지원제도를 활용해 보험료 부담도 낮출 수 있어 기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모두가 불안해했지만 우리나라는 사스(SARS), 메르스(MERS) 등을 거치며 쌓은 경험과 의료진의 헌신을 통해 온 국민이 합심해 이겨내고 있다. 이를 통해 K-방역의 우수성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정도다. 이번 수출 위기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겐 외환위기, 금융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수출기업, 정부 및 지자체, 수출지원기관 등 모두가 머리를 맞댄다면 전례 없는 이번 위기도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