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당국 “이태원 집단감염, 4월 말 한 모임서 시작 추정” (종합)

2020-05-18 17:45
클럽발 확진자 18일 정오 기준 총 170명
관련환자 무증상 감염률 30% 넘어
“재양성자, 전파 위험 없어”…확진자에 준하는 관리 방안 적용 중단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을 브리핑하는 정은경 본부장. [사진=연합뉴스]


방역당국이 서울 이태원 클럽 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집단감염의 시발점으로 ‘4월 말 초기 환자들이 참여한 모임’을 지목했다.

박영준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팀장은 18일 오후 충북 오송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이태원 유흥시설 관련해 현재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단 지난 1~2일에 (클럽을) 많이 방문한 사람을 통해서 지난 6~7일에 (감염사실이) 인지됐지만 시작은 그보다 앞서 일어났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역학조사팀장은 “지난달 말에 이 집단, 초기 환자들의 모임을 통해서 용인 확진자가 감염이 됐고, 그 이후 이태원 유흥업소를 통해 좀 더 확산되지 않았을까, 현재까지는 여기까지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도 “4월 말부터 유행이 조금 있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초기 양성 환자들의 겹치는 동선이나 공통점에 대해 조사하고 있어 추후 결과를 알려드리겠다”고 전했다.

초기 환자가 참여한 모임이 성 소수자 모임인지에 대해선 “현재 조사 중이기 때문에 좀 더 사실관계가 정확하게 확인되면 감염 경로를 말씀드리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방대본은 20~30대 젊은층 확진자들 중 흔히 발견되는 무증상 감염이 이태원 확진사례들에서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태원 확진자 가운데 2030 확진자 수는 129명에 달한다.

박 역학조사팀장은 “무증상 감염률은 30%가 조금 넘는다”며 “접촉자 추적관리를 적극적으로 하면서 자가격리를 시키고 격리해제 전 일괄검사를 함에 따라 증상이 발생하기 전 확진여부를 확인하는 과정 중 이런 비율이 좀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클럽을 방문하거나 방문자와 밀접접촉해 노출력이 확실한 경우에 있어선 접촉자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조금이라도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추가전파를 줄이는 방법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적극적인 역학조사와 접촉자 관리를 통해 조기에 감염자를 찾고 있다”며 “4차(감염)까지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은 굉장히 집중적인 조사와 지방자치단체의 검사 등을 통해 추적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 관련 누적 확진자는 이날 정오 기준 170명으로 집계됐다. 클럽을 방문해 감염된 사람이 89명, 가족·지인 등 접촉에 의한 감염은 81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93명, 경기 33명, 인천 25명, 충북 9명, 부산 4명, 대전 1명, 충남 1명, 전북 1명, 경남 1명, 강원 1명, 제주 1명 등이다.

나이대별로 보면 102명이 19~29세였고 30대 27명, 18세 이하 17명, 40대 11명, 60세 이상 7명, 50대 6명 등이다. 남자가 137명, 여자는 33명이다.

한편 코로나19에서 완치된 뒤 다시 확진 판정을 받는 ‘재양성자’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위험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19일 0시부터 격리에서 해제된 뒤에는 별도의 코로나19 진단 검사와 2주간의 추가 격리 권고 없이 학교와 직장 등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관리 방안을 변경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재양성 사례가 잇따라 나오자 지난달 14일부터 ‘재양성 사례 대응 방안’을 세우고 재양성자를 관리해 왔다. 격리해제된 뒤에도 2주간 자가격리하면서 증상이 나타나는지를 모니터링하게 한 것이다.

정 본부장은 “현재까지 ‘재양성자가 감염력이 있다’는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재양성자 285명의 접촉자 790명을 조사한 결과 재양성 시기 접촉에서 감염된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고, 재양성자 108명의 호흡기 검체에서도 바이러스가 배양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방역당국은 용어도 변경하기로 했다. 재양성자에서 ‘격리 해제 후 유전자 증폭(PCR) 재검출’로 바꾸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