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 개발의 꿈] ① "IMF 등 국제기구 지원 결정적 역할 할 것"
2020-05-18 08:00
미국과 무역 정상화, 韓·中·日 시장으로 확장 가능성 열려
김정은 체제로 전환한 북한이 경제 운영의 변화를 모색 중이다. 분권화를 확대하고, 사회주의 경제체제 내에서 효율성과 생산성 증대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경제개발구 27개를 지정하고 해외자본 투자유치에 나섰으나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어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발간한 '체제전환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Foreign Direct Investment) 유입 결정요인과 북한에 대한 시사점' 정책연구 보고서는 국제금융기구로부터의 지원 확보 노력,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북한으로의 FDI 유치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동유럽과 베트남 등 아시아 체제전환국의 FDI 유치 성과를 비교·분석했다.
자국 시장이 협소한 발틱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조지아, 마케도니아는 외국인투자자들이 EU라는 거대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거점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베트남이나 중국과 같은 국가는 개혁을 점진적으로 추진했지만 내수시장이 크고 생산요소가격의 경쟁력이 있어 외국인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국제사회의 공적자금 조달과 외국인 투자는 북한경제를 재건하는 핵심적 재원이 될 것"이라며 "우선적으로 국제금융기구와 협력해 북한 투자의 위험도를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IMF,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지원은 매우 큰 상징적인 의미로, 북한으로의 투자 유치에 전환점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과의 무역 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미국과 북한의 무역 관계 정상화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단계적으로 협상이 시작된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북미 관계가 개선되면 북한은 남한은 물론, 중국, 일본 등 구매력 있는 국가들로도 시장을 확장할 가능성을 얻게 된다. 이러한 지리적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북한에서 생산한 재화가 중국이나 일본, 한국으로 수월하게 수출될 수 있도록 물리적 인프라와 관세 장벽을 제거하는 게 핵심이다.
보고서는 "체제전환국의 경쟁 정책 수준이 보다 경쟁지향적일 수록 FDI 유입량이 늘어났음을 확인했다"며 "북한 당국은 정부의 조정, 통제, 가격 결정 등 경쟁 제한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역개방도와 민간부문도 확대해야 한다. 보고서는 "무역개방도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지만 체제전환 초기에는 전제 조건을 충족시키기 어렵다"며 "더욱이 WTO 가입은 미국의 영향력이 미치는 분야로 완전한 관계정상화가 되기 이전에는 특구를 개발해 대외 개방구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체제전환국의 민간부문 규모는 국유재산의 사유화 정도를 나타내는 중요 지표다. 민간부문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경제 주체에 수익권과 이용권을 보장해야 한다. 경제주체에 수익권이 보장되면 사유재산 형성이 가능해지므로, 자연스럽게 민간부문을 확대할 수 있다.
또한 체제전환국이 제조업을 육성할수록, 공공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거세경제적인 안정성이 보장될수록 FDI 유치가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