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정치공작'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 파기환송심도 징역1년6월
2020-05-15 17:01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각종 국내 정치공작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유성옥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이 파기환송심에서도 원심과 같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부장판사)는 15일 국가정보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단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1년 6개월과 자격정지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유 전 단장은 대북 심리전 기구인 심리전단을 활용해 정부와 여권을 지지하고 야권을 반대하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조직적으로 게시하도록 하고, 보수단체의 관제시위와 시국 광고 등을 기획해 정치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이런 활동을 하면서 국정원 예산 11억여원을 사용해 국고에 손실을 끼친 혐의도 받았다.
앞서 1심과 2심은 “유 전 단장이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해 여론 왜곡을 조장했다”며 징역 1년6개월에 자격정지 1년6개월을 선고했다.
형량은 같았지만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혐의를 두고 판단이 엇갈렸다.
국고손실죄가 적용되려면 횡령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법적으로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해야 한다.
국고손실 혐의에 대해 유 전 단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공범으로 기소됐는데, 1심은 국정원장이 회계관계직원이라고 판단했지만 2심은 아니라고 봤다. 이에 따라 2심에서는 국고손실 혐의가 아닌 업무상 횡령 혐의가 적용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피고인과 공범 관계에 있는 원 전 원장을 회계관계직원으로 볼 수 있다“며 ”피고인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죄가 적용된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날 재판부는 유 전 단장에게 선고를 하기 전 "피고인이 그 자리(심리전단장 직)에 있어 이런 일이 생겼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며 "마음을 잘 다스리시고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유 전 단장의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은 서울고법 본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울구치소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법원종합청사 동관과 서관이 방역을 위해 폐쇄되자, 별관에서 선고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