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재난지원금 기부”…헷갈리는 신청 화면 탓에 문의 쇄도

2020-05-12 17:01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실수로 기부했다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재난지원금 신청과 기부 신청이 한 화면에 있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기부를 할 수 있게 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기부를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내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각 카드사의 재난지원금 신청 화면 하단에는 기부금 신청 항목이 있다.

앞서 정부는 재난지원금의 기부 신청 절차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각 카드사에 내려 보냈다. 신청 홈페이지를 구성할 때 기부 신청 절차를 이런 식으로 만들라는 내용을 안내한 것이다.

당초 카드업계는 지원금 신청 화면과 기부 신청 화면을 분리할 계획이었다. 지원금 신청 메뉴를 눌러 지원금 신청 절차를 개시해 마무리하고, 이후 기부에 뜻이 있는 고객만 별도의 기부 신청 메뉴를 눌러 기부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정부가 지원금 신청 절차 내에 기부 신청 절차를 삽입하도록 지침을 내린 것이다. 이는 일종의 ‘넛지’ 효과를 염두에 둔 것으로, 기부를 유도하기 위한 장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신청 첫날인 지난 11일 각 카드사 콜센터에는 기부 취소 문의 전화가 몰렸다.

만약 실수로 기부했다면 신청 당일 오후 11시 30분까지 각 카드사로 문의하면 취소할 수 있다. 신한카드는 다음날 오후 6시까지 가능하다.

아울러 각 카드사는 신청자가 헷갈리지 않게 재난지원금 신청 메뉴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12일 서울 성북구청에서 직원들이 긴급재난지원금 신청과 관련해 안내, 상담을 하고 있다. 2020.5.12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