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이른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으로 규제 개혁을 꼽으며 혁파 의지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선도형 경제로 가는데 장애가 되는 요인을 과감히 거둬내야 한다”면서 “창의적 사고와 끊임없는 도전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이 될 수 있도록 규제 혁파 등 제도적 환경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 바란다”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3주년 기념 특별연설에서 후반기 국정운영 목표를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과 함께 선도형 경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국판 뉴딜’을 국가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 추진 등 특별연설에서 제시한 국정운영 목표를 재차 강조하면서 정책 집행의 타이밍과 속도감과 과감함, 치밀함 등을 주문했다.

특히 국회를 향해서는 “국난 극복의 의지를 모으고 있는 국민들께 입법으로 화답하는 국회가 되길 기대한다”며 쓴소리를 날렸다.

문 대통령은 “국난 극복 위해 국회의 협력이 중요하다. 20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꼭 필요한 법안들은 21대 국회로 넘기지 말았으면 한다”면서 “정부의 방안과 대책에 대해 국회의 동의를 얻을 수 있도록 성의 있는 노력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은 현실적인 국회 사정을 감안해 21대 국회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달라고 했다.

◆능동·치밀·섬세한 자세 주문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한국판 뉴딜 추진과 관련해 “기존에 해오던 사업을 재포장하는 차원이 아니라 대규모 국가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추진하는 것”이라며 “과거 외환위기로 어렵던 시기에 IT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감한 투자로 IT 강국의 초석을 깔았던 경험을 되살려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20년이 지난 지금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 과감하게 투자해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면서 디지털 강국으로 나아가는 토대를 구축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과거에 머무르면 낙오자가 되거나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세계사적 대전환의 시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국민 고용보험에 대해선 추진 과제를 치밀하고 섬세하게 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좋은 뜻의 제도도 정교하게 준비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면서 “특수고용 형태 노동자와 저임금, 비정규직 등 고용보험 가입자를 확대해 고용안전망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것은 지금 이 시기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역설했다.

다만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를 하루아침에 이룰 수는 없다”며 속도조절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단계적으로 발전시켜 가야 한다”면서 “특히 자영업자들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을 크게 확대하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특수고용 형태의 노동자와 저임금, 비정규직 등 고용보험 가입자를 확대해 고용안전망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것은 지금 이 시기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면서도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회적 합의와 재원 마련 대책을 준비하라는 당부도 했다.

◆‘텔레그램 n번방 방지법’ 등 각종 안건 심의·의결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관련해 질본의 청 승격 진행은 “빠를수록 좋다”면서 21대 국회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달라고 했다.

현재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던 코로나19 사태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 집단감염 사태로 다시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문 대통령은 “방역 보건 체계부터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면서 “올 가을 또는 겨울에 찾아올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2차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실화된 고용 충격을 줄이고 위축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속도를 내야 한다”면서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에 즉시 착수해줄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제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마련된 대책들의 조기 실행도 지시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법률공포안 48건 △대통령령안 15건(즉석안건 1건 포함) △일반안 3건(즉석안건 1건 포함) 등을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방지법’으로 불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공포안을 의결한다.

국회는 지난달 30일 본회의를 열어 불법 성적 촬영물을 소지만 하더라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의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국무회의에서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단순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신상 공개 대상으로 삼는 청소년성보호법 공포안도 의결했다.

이와 함께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이 길어져 무급휴직 상태에 놓인 주한미군 소속 한국인 근로자의 생활안정 등 지원을 위한 특별법 공포안도 처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소비를 살리기 위해 4∼7월에 모든 업종에서 사용한 신용·체크카드 등의 소득공제율을 80%로 확대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공포안도 의결됐다. 법안은 같은 기간 현금영수증 사용액, 직불카드·선불카드, 대중교통 이용분, 전통시장 사용분에 대해서도 소득공제율을 80%로 적용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중소벤처기업부 산하의 한시 조직인 규제자유특구기획단의 존속기한을 2022년 5월20일까지 2년 연장하기 위한 직제 일부개정령안도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