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 세계 기업, 코로나19 위기에 '4500조원' 현금 쌓아놨다

2020-05-11 18:19
경제위기 대응해 보유 현금 늘려, 1년 새 15% ...월매출 대비 현금자산 역대 최고 수준

세계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4500조원 이상의 현금을 쌓아놓고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퀵·팩트세트'의 집계를 인용해 올해 1분기(1∼3월) 결산을 발표한 전 세계 5500여개 상장사들의 현금성 자산이 3월 말 기준 3조7000억 달러(약 4500조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현금성 자산이란 기업이 보유한 현금과 예금, 단기 보유 유가증권 등을 의미한다.

신문은 이들 기업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1년 전보다 15%나 늘어났으며, 같은 기간 평균 월매출 합계보다 2.4배나 많아 월매출 대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와 기계의 월매출 대비 현금성 자산이 각각 2.9배이고, 항공·운송은 2.2배다.

특히 올 1분기 미국 코카콜라는 80억 달러를 조달해 보유 자금을 176억 달러로 늘렸다. 코카콜라는 진행 중인 사업을 제외한 모든 설비투자를 일시 중단하고 현금 유동성 수준을 높게 유지할 방침이다.

전 세계 기업들이 이처럼 현금 자산을 높게 유지할 수 있는 요인으로는 회사채 매입 한도 확대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금융완화 정책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쉬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기업들은 미국 정부의 2200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대응 긴급법안에 따라 지원을 받게 되면서 대규모 회사채를 찍어내기도 했다.

특히 집중 지원을 받은 미국 항공업계의 경우, 4월 한 달간 보잉은 250억 달러, 델타항공은 35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미국 기업 전체의 4월 회사채 발행 총액은 2294억 달러로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앙은행이 기업에 자금을 공급해도 고용이 안정되지 않으면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다"면서 "경기 회복에 따른 공장 가동률 정상화는 3년 정도 걸릴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전했다.
 

전 세계 기업 월매출 대비 현금성 자산 추이. [사진=니혼게이자이신문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