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놀란드 CME 수석 이코노미스트 "美, 연착륙과 경착륙 중간지점"

2024-10-17 15:40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지속, 미국 주식시장은 과열 판단"

에릭 놀란드 CME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진=CME그룹



미국 경기가 연착륙과 경착륙 중간 지점에 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과거 경기 침체 때와 마찬가지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주식시장은 과열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에릭 놀란드 CME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7일 “미국 경기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성장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면서 “과거 일어났던 네 차례 경기 침체 사이클을 보면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났는데 지금도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45년 동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6차례 긴축을 단행했다. 그중 2번은 연착륙했고, 2번은 경기 침체, 2번은 경기 침체가 없었다.
 
1984년과 1995년 2월에 단행했던 긴축 사이클을 보면 금리 인상은 약 300bp(1bp=0.01%포인트) 정도였다. 수익률 곡선의 역전 현상이 없었다. 단기채 금리가 장기채 금리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놀란드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 사이클을 보면 연준이 긴축을 끝낸 뒤 10~18개월 시차를 두고 경기 침체가 도래했다”면서 “지금 당장은 경기 침체가 시작되지는 않겠지만 실업률 증가, 소비자 지표, 채무불이행, 자동차 대출, 보험료가 오른 것을 보면 부정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시장에서는 미국이 연착륙과 경착륙 중간 지점에 와 있다고 본다"며 "연착륙했던 과거를 보면 금리 인하 수준은 75bp로 최근 50bp를 인하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150bp보다 더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권시장은 경기 연착륙보다는 악화한 수준이지만 경기 침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글로벌 주식시장에 대해선 하락 압력이 강하다고 봤다. 놀란드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0월과 2009년 3월에 주가가 60% 급락했다"면서 "비슷한 상황이었던 1995~1996년에는 주가가 오히려 20~30% 치솟았지만 내년에는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최근 월가는 미국 경기 침체 전망에 대해 연착륙을 예상하며 연말 주가지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기존 5600이던 S&P 500지수 전망치를 5850으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말 전망치도 6000에서 6400으로 올렸다. 향후 15개월 동안 S&P 500지수가 9% 더 상승할 것으로 월가는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놀란드는 "은행가 시각은 과도하게 낙관적"이라며 "2008년 금융위기 직전 2007년에는 은행부문이 위기였고 경제성장도 둔화되고 있는데 주식시장은 이를 간과했다가 이후 문제를 겪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넘쳐나는 유동성은 여전히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그는 "현재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은 팬데믹 동안 많아진 현금으로 주식을 계속 사모으거나 금리가 낮아지면 대출을 받아서 투자를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는 주식시장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