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위, 이재용 부회장 사과에 "구체적인 실행 방안 마련하라"

2020-05-07 18:43
"의지 표명한 점에 대해서는 의미 있게 평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과에 대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라"고 했다.

준법위는 7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5차 정기회의를 열고 논의한 뒤 이 같은 내용을 삼성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준법위는 "위원회 권고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 답변 발표가 직접적으로 이뤄지고 준법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점에 대해서는 의미있게 평가한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 즉 준법 의무 위반이 발생하지 않을 지속 가능한 경영 체계의 수립과 노동 3권의 실효성 있는 보장, 시민사회의 실질적 신뢰 회복을 위한 실천방안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으고 조만간 보다 자세한 개선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관계사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지난 6일 이 부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에는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의 불법성 의혹과 과거 무노조 경영에 따른 불법행위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경영 승계 논란과 관련해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다.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다"며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노조 문제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부회장의 사과는 지난 3월 11일 준법위가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삼성전기 등 삼성 7개 관계사에 경영권 승계와 노동 관련 준법의무 위반 행위 등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사과를 하라는 권고안을 송부하고 삼성 측이 이를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