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때리기' 수위 높이는 폼페이오...'우한연구소 유래설'은 톤다운

2020-05-07 08:23
폼페이오, "중국, 초기 전문가 경고 무시하고 정보 공개 거부"
"우한연구소 유래설은 확신할 수 없으나 상당한 증거 있어"
"대만에 WHO 옵서버 자격 부여하고 세계보건총회 초대해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중국 책임론을 전면에 내걸면서 대중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코로나19가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시작됐다는 '우한연구소 유래설'에 대해선 다소 톤을 누그러뜨렸지만, 중국의 미흡한 대응으로 인해 전 세계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면서 날을 세웠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정부가 사태 초기 바이러스 위험성을 경고하는 의사들의 입을 막았으며, 바이러스 샘플이나 사태 초기 상황, 첫 번째 감염자 등에 관한 세부사항을 여전히 공유하길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의 진실 공개와 투명성에 대한 요구는 정치나 괴롭히기, 책임 떠넘기기에 관한 얘기가 아니"라면서 "이것은 미국인을 지키기 위한 것이며, 계속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이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다 투명했더라면 전 세계 수십만 명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며 세계가 국제적 경제 하강을 겪는 일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코로나19가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으나 상당한 증거가 있다"며 당초 확신하던 태도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3일 ABC뉴스 인터뷰에서 우한연구소 유래설과 관련해 "거대한 증거가 있다"던 발언에 비해 수위를 낮춘 것이다. 미국 정보당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거나 연구소에서 유출된 것이 아니며 동물에서 인간에게 전파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만큼 과도한 엇박자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우한연구소 유래설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그는 "정보당국은 여전히 바이러스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조사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정확한 답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이 코로나19 팬데믹 책임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설전이 고조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중국은 미국이 내세우는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두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해왔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세계보건기구(WHO)를 향해 대만에 옵서버(observer) 자격을 부여하고 세계보건총회에 대만을 초대하라고 촉구하며 중국을 자극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대만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옵서버 자격으로 세계보건총회에 참석했으나, WHO는 2017년 주요 지원국인 중국의 압박에 대만의 옵서버 자격을 박탈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