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없었다"...부친 무죄 주장
2020-04-24 22:19
자녀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시험문제를 유출해 징역 3년형을 받은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들이 대법원 유죄 확정판결 후에도 무죄 주장을 고수했다.
쌍둥이 딸들의 변호인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송승훈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업무방해 등 사건 속행 공판에서 "종전과 동일하게 무죄를 주장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공소사실과 같은 답안을 사전에 인지한 적이 없고 이를 이용해 시험에 응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딸들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버지 현모 씨는 지난달 상고심에서 징역 3년을 확정 판결받았다.
대법원은 "현씨가 각 정기고사 과목의 답안 일부 또는 전부를 딸들에게 유출하고 그 딸들이 그와 같이 입수한 답안지를 참고해 정기고사에 응시했다고 판단한 원심에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 같은 부친의 확정판결에도 쌍둥이 딸들의 변호인은 "안 한 사실을 했다고 할 수 없다"며 "직접 증거가 없고 간접 사실로부터 추론한 것이니, 검찰 측이 신청해 채택된 모든 증거 서류들에 대해 실질적인 증거 조사를 해달라"고 변론했다.
또 숙명여고 상위권 학생들의 성적 분포에 대한 사실 조회 및 성적 관리를 담당한 숙명여고 교사를 증인으로 신청하고, 피고인 신문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모두 채택하면서 "8월 중에는 선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씨는 숙명여고 교무부장으로 근무하던 2017년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지난해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5회에 걸쳐 교내 정기고사 답안을 같은 학교 학생인 쌍둥이 딸들에게 알려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번 사건은 중위권 성적이었던 쌍둥이들이 갑자기 문이과에서 각각 1등으로 성적이 급상승하면서 인근 학원가에서 의혹이 제기되며 시작됐다. 쌍둥이 딸들과 아버지 현씨는 사건 초반부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