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확보'에 열 올리는 화웨이...올해만 1조원 채권 발행

2020-04-23 01:00
화웨이, 3월에 2차례 각각 20억 위안 채권 발행
거세지는 美압박에 "삼성서 반도체칩 구매할 것"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올해 들어 세 번째 채권 발행에 나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 속에서도 올해 1분기 매출이 늘어났고, 자금력도 탄탄한 것으로 알려진 화웨이이기에 더 주목된다. 

21일 중국 현지매체 펑파이신문(澎湃新聞)에 따르면 화웨이는 오는 22~23일 3차 중기 채권을 발행한다. 발행 규모는 20억 위안으로 1, 2차 발행 때와 같다. 금리는 2.80~3.40%이며 상환기간은 5년이다.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중국 역내 채권을 발행한 이후 올해만 3차례 채권을 발행한 것이다. 앞서 화웨이는 3월에만 두 차례 각각 20억 위안(약 3475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화웨이가 발행한 채권 규모는 총 120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화웨이가 잇따라 채권을 발행하자 시장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화웨이의 풍부한 자금력을 감안하면 전혀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화웨이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497억3100만 위안에 달한다. 최근 3년간 데이터를 봐도 화웨이는 현금성 자산 규모를 매년 1000억 위안 이상씩 유지해왔다.

또 화웨이는 코로나19에도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날 화웨이가 발표한 2020년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1822억 위안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률은 7.3%로 전년 동기(8%)보다 0.7%포인트 낮아졌다. 순이익은 공개되지 않았다.

화웨이는 국내에서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자금 확보에 나섰다고 거듭 밝혔다. 향후 사업 혹한기에 대비해 먼저 '실탄'을 준비한다는 얘기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향후 화웨이 본사 및 자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화웨이는 미국의 전방위적인 제재를 받고 있다. 최근엔 미국 연방부처와 기관들이 국가 안보 위험을 이유로 자국 내 중국 국영통신업체의 사업 허가를 취소할 것을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화웨이는 공급망 다변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미국이 중국과 화웨이에 대한 수출 통제를 더욱 강화할 경우 삼성전자와 다른 기업들로부터 반도체 칩을 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닛케이아시안리뷰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