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부실 위험 여전…가계·기업대출, 한 달새 10조 늘었다
2024-06-02 14:30
가계 4조6990억원, 기업 6조1392억원 늘어
주택 매매 살아나고 기업 영업 경쟁 증가 영향
고금리 장기화에 기업대출 풍선효과 우려↑
주택 매매 살아나고 기업 영업 경쟁 증가 영향
고금리 장기화에 기업대출 풍선효과 우려↑
5대 시중은행 가계·기업대출이 한 달새 10조원가량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매매가 살아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늘었고, 수익성 확대 차원에서 은행들이 기업대출 공급을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와 물가 불안 등이 겹치며 고금리 장기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빠르게 불어난 기업대출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7020억원으로 4월 말(698조30억원) 대비 4조6990억원 늘었다. 증가 폭도 전월(4조4346억원) 대비 커졌고 2021년 7월(6조2009억원)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 2조2238억원 줄어든 뒤 4월과 5월 두 달 연속 해당 수치가 늘었다.
금융권은 가계대출이 불어난 배경으로 주택 매매 증가세를 꼽고 있다. 한국부동산원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가 △지난해 12월 2만6934가구 △올해 1월 3만2111가구 △2월 3만3333가구 △3월 4만233가구 △4월 4만4119가구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영향으로 가계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45조6111억원을 기록해 전월 대비 4조6208억원 늘었다.
아울러 지난달 은행들이 수익성 확대를 위해 기업대출 공급을 늘리면서 관련 잔액 증가세도 이어졌다. 지난달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802조1847억원으로 4월 말(796조455억원) 대비 6조1392억원 늘었다. 지난해 12월 일시적으로 1조6109억원 감소한 이후 5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올해에만 34조8708억원 불었다.
이에 금융권 부실 우려가 좀처럼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고금리 장기화로 한계기업과 차주들이 증가하고 있는 데다 특히 정부가 가계대출을 억제하자 은행들이 기업 영업 경쟁에 나서면서 기업대출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말 0.30%에서 올해 1분기 말 0.35%로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