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막말 아웃 선거'

2020-04-19 11:46
'촛불집회 폄하' 김진태…7.4% 차이로 낙선
'세월호 막말 논란' 차명진, 3만5천표차로 대패
숱한 막말 논란 일으켰던 민경욱도 낙선

지난 15일 막을 내린 제21대 총선이 이른바 '막말 아웃(Out)' 선거 전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이번 총선에 강원 춘천 지역구에 출마해 낙선한 김진태 미래통합당 의원은 43.93%의 득표율을 얻었으나, 51.32%를 기록한 허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7.4%(9634표) 차이로 패배했다.

3선에 도전했던 김 의원의 낙선을 두고 정치권에선 4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 때부터 예견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016년 말부터 박 전 대통령이 선고를 받기 전인 2017년 3월까지 춘천 지역에서는 19번의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릴 정도로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았다.

그런데 당시 '친박'인 김 의원은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촛불은 바람이 불면 결국 꺼질 것"이라며 촛불집회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세월호 인양 반대 발언, 5·18 망언 등을 내뱉으면서 '막말'로 여론의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 의원은 지난 17일 낙선 인사에서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춘천 발전에 대한 진심을 더 알려드리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세월호 텐트 막말' 논란을 일으킨 차명진 통합당 부천병 후보도 민심의 심판을 받았다.

앞서 차 후보는 지난 8일 후보자 TV토론회에서 광화문 광장에 설치됐던 세월호 유가족 텐트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는 주장을 담은 '세월호 텐트 막말'을 해 논란이 됐다.

이에 통합당 지도부는 차 후보를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했으나 '제명'이 아닌 '탈당권유' 처분에 그쳐 차 후보는 총선을 끝까지 치르게 됐다.

하지만 민심은 차 후보를 철저히 심판했다. 차 후보는 32.5%의 득표율을 기록해 60.5%를 기록한 김상희 민주당 의원에게 3만5935표 차로 크게 패했다.

아울러 그간 정치권에서 거친 발언으로 '막말 정치인'이라 비판받았던 민경욱 통합당 의원도 이번 총선에서 낙선했다.

민 후보는 앞서 지난 2월 자신의 SNS 계정에서 "이 씨XX 잡것들아"로 시작하는 비속어 가득한 시를 인용해 현 정권과 진보진영을 깎아 내렸다.

또한 강원도 산불과 헝가리 유람선 참사 등 재난 상황에서도 부적절한 발언을 해 비판받았다.

숱한 막말 논란을 빚은 민 의원은 공천 과정에서 두 번이나 배제될뻔 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공천을 받고 선거를 치렀다.

하지만 민 의원은 인천 연수을에 출마, 39.5%의 득표율을 기록해 41.75%를 얻은 정일영 민주당 후보에게 2893표차로 패배했다. 결국 민심은 그를 외면한 것이다.

총선 후보들의 이러한 막말이 결과적으로 보수 지지층 균열을 야기했고 낙선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막말' 등 설화가 중도층 표심에 영향을 주며 여전히 선거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떨어진 미래통합당 김진태 의원이 17일 오전 강원 춘천시 퇴계사거리에서 낙선 인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