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집콕시대]바이트댄스도 도전...커지는 中온라인 교육 시장

2020-04-15 06:00
바이트댄스, 시장 선점 박차...어린이용 학습 앱 출시
돈이 몰리는 온라인 교육 시장...위안푸다오에 1조 투자
코로나19 업고 시장 활황..2023년엔 120조원 예상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 사는 중학생 천(陳)모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심각해지기 시작한 지난 1월부터 학원을 가지 못했다. 이에 천씨의 부모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교육 서비스를 신청해 강의를 듣게 했다. 평소 고액의 온라인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광명일보가 소개한 최근 중국의 교육 현실이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의 나라 중국. 맹자시대로부터 약 2300여 년이 흐른 현재 중국인의 교육열은 '맹모'가 울고 갈 정도로 뜨겁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식지 않은 교육열에 온라인 교육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콘텐츠 스타트업 바이트댄스(ByteDance). [사진=웨이보 캡처]

◆바이트댄스 무한도전...온라인 교육 시장 선점 박차

최근 중국 온라인 교육시장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건 중국 콘텐츠 스타트업 바이트댄스(ByteDance)의 행보다. 바이트댄스가 틱톡(TikTok, 더우인),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를 출시하며 중국 소셜 생태계를 장악했다면, 이번엔 온라인 교육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며 또 다시 저력을 과시하고 나섰다.

중국 경제일간지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에 따르면 장이밍 바이트댄스 창업자 겸 회장은 최근 교육 콘텐츠를 올해 핵심 업무로 지정하면서 관련 분야에 1만명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 창업자는 "교육 자체에 거대한 잠재력이 있다"면서 "예전에는 시공간적 제약이 따랐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온라인 교육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을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상적인 교육 플랫폼이야 말고 '훌륭한 선생님'이기 때문에 양질의 교육 플랫폼을 만드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바이트댄스는 지난 12일 3~6세를 겨냥한 수학 강습 플랫폼인 '과과룽쓰웨이'를 출시했다. 지난 7일 2~8세용 영어 플랫폼인 과과룽영어를 내놓은 지 닷새 만이다.

바이트댄스는 "교육 플랫폼을 조사한 결과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K12' 시장과 성인 대상 온라인 교육 업체는 많지만 2~8세용 온라인 교육 플랫폼은 아직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아직 2~8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만든 전문 교육 플랫폼이 소수이기 때문에 단시간 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바이트댄스가 교육 플랫폼에 뛰어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8년 5월 바이트댄스는 4~12세용 온라인 영어 강습 플랫폼 고고키드(GoGoKid)를 일찍이 출범했다. 하지만 중국 온라인 교육업체 브이아이피키드의 높은 장벽에, 출범한 지 1~2년만에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는 등 실패의 쓴맛을 맛봤다.
 

[사진=위안푸다오 홈페이지 캡처]

◆돈이 몰리는 중국 온라인 교육 시장

'전염병과의 전쟁'에 동참하라는 정부의 독려 속 중국 온라인 교육 플랫폼은 잇따라 무료 강의 개설에 나서고 있다. 

쳰잔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최대 교육업체인 신둥팡(新東方)은 전국 초·중·고등학생에게 150만개의 생방송 강의를 무료로 제공했다. 개학 일자가 미뤄진 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보충 수업도 개설하고, 대학생에게는 10만 개의 CET 시험(중국 영어능력평가시험), 대학원 시험, 토플 등 공인어학시험 대비 수업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초·중·고교의 2월 개학이 연기되고 모든 학생이 집에만 있게 되자 중국 온라인 교육 서비스 기업 위안푸다오(猿輔導)는 온라인으로 무료 실시간 강의를 시작했다. 전에는 돈을 내야 볼 수 있던 유료 강의를 무료로 공개해 큰 인기를 끌었다.

중국 온라인 교육 플랫폼은 이처럼 코로나19를 계기로 새로운 잠재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모양새다. 코로나19로 성장 기회를 맞이한 중국 온라인 교육 시장에 해외 투자자들도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실제로 퉈중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극심했던 2월, 온라인 교육시장에 대한 투자량은 줄어들었지만 투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75% 급증했다.

위안푸다오가 대표적이다. 위안푸다오는 지난달 말 10억 달러(약 1조2150억원)의 추가 투자금을 조달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 벤처캐피털 힐하우스캐피털, 보위캐피털, IDG캐피털 등이 이번 투자에 참여했다.

이번 자금 조달로 위안푸다오의 기업가치 평가액은 78억 달러로 높아졌다. 2018년보다 몸값이 두 배 이상으로 뛴 것이다. 
 

중국 온라인 교육시장 규모 추이. [자료: 아이미디어리서치, 쳰잔산업연구원 등 종합]

◆중국 온라인 교육 시장 활황..2023년엔 120조 예상

중국의 온라인 교육 시장 규모는 매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13년 911억3000만 위안(약 16조원)이었던 시장 규모가 2019년 4041억 위안으로 4배 넘게 커졌다. 올해 온라인 교육 시장 규모는 4538억 위안에 달할 전망이다.

온라인 학습을 위한 기술 발전, 온라인 강의 수요 증가로 2023년엔 중국 온라인 학습 시장이 6960억 위안(약 120조원)으로 세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 교육 이용자수 증가세도 가파르다. 2013년 6720만명이던 온라인 교육 이용자는 2019년 6월까지 2억3200명으로 늘어났다. 아이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올해는 3억9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시장 조사기관은 추산하고 있다.

앞으로 단시간 내에 온라인 교육 플랫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플랫폼 기능 개선, 수업의 품질 향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