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의 경제 인사이트] IT 강국 건설 노하우 살려 AI 전쟁 필승 전략을 짜자
2024-11-13 06:00
IT 시대 신속 대응으로 국운 일으킨 대한민국
IT 시기였던 1992년 미국의 앨 고어(Al Gore) 부통령이 정보화 시대의 초연결 도로(Network)인 초고속정보통신망(Information Super Highway)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이보다 불과 2년 뒤인 1994년 대한민국도 정보화촉진기금을 활용하여 초고속정보통신망을 구축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과 같이 대한민국도 광케이블(Optical Cable)을 깔겠다는 신속한 정책 결정이었다.
이러한 정부의 과감하고 신속한 정책 결정에 대해 당시 일부에서는 다니는 차량도 많지 않은데, 무슨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이냐, 우리나라가 미국과 같으냐는 등 비판도 있었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은 그 결정을 밀어붙였다. 그 결과 오늘날과 같은 'IT 강국,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초석이 되었다.
스마트폰 강국, 대한민국
또 하나 더 있다. 대한민국의 스마트폰 시대에 대한 신속한 전환이었다.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종전의 무선전화 중심인 모바일폰(Mobile Phone)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혁신 제품인 스마트폰(Smart Phone)인 아이폰(iPhone)을 출시했다.
이에 뒤질세라 대한민국도 발 빠르게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사실상 한국의 스마트폰과 미국의 스마트폰 2개가 이 세상을 휩쓸고 있지 않은가! 종전에 기세가 당당하던 핀란드의 노키아(Nokia) 일반 휴대폰은 스마트폰으로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여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말지 않았는가!
이처럼 IT 시대와 스마트폰 시대에 신속하게 대응했던 대한민국이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IT와 스마트폰의 글로벌 강국이 되었다. 위대한 대한민국이었다.
인공지능(AI) 시대 대한민국의 대응은 어떠한가?
인공지능(AI) 시대에 대한 대한민국의 대응은 어떠한가? 솔직히 말해서 늦어도 많이 늦은 감이 있다. 그렇지만 금년 9월 대통령 주재 국가 인공지능위원회가 출범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은 세계 6위 정도라고 한다. 미국과 중국이 1위와 2위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고, 3위에서 6위는 수준 차이가 별로 없이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다른 경쟁국들에 비하여 AI가 성공하기 위한 기반을 훨씬 더 잘 갖추고 있다. 우선, AI의 가장 중요한 기반인 IT 인프라 강국이다. 게다가 로봇 등 제조 인프라는 물론 AI 반도체 산업도 잘 갖추어져 있다. 대한민국이 하기에 따라서는 지금도 늦지 않다. 대한민국의 국가 역량만 잘 결집해서 나아가면 AI 시대에 기술에 있어서는 G3 조기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저력을 바탕으로 G3를 넘어 G2, G1으로도 진격할 수 있다. AW에 있어서는 G1이 가능하다.
◆(AI G3 달성 방안) 대한민국이 AI 시대, G3 기술 강국을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1) 모든 대학 연합의 국가 AI 학과, 국가 AI 대학원을 설립하자
현재 대한민국에는 대학별로 AI 학과나 AI 대학원이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사실 국가 전체적으로 AI를 교육할 교수 인력이나 연구 장비 등을 찾아보아도 현재 너무나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마다 AI 학과나 AI 대학원을 각각 설치해서는 어떤 대학의 AI 학과나 AI 대학원도 제대로 운영되기 어렵다. 지금 정도로 대학별로 운영되는 AI 학과나 AI 대학원 수준이라면 앞으로 AI 학과나 AI 대학원이 수만 개 설립된다 해도 성과가 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대학별 AI 교육 및 연구 역량의 분산 운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국내 모든 대학이 연합하는 국가 AI 학과나 국가 AI 대학원 설립을 제안한다. 국가 AI 학과나 국가 AI 대학원은 온라인 교육 체계를 기본으로 하고, 필요시 오프라인 실습 교육 등을 하도록 설계한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AI 관련 교수 역량이나 AI 장비 등을 집중시키고, 전국의 모든 학생이나 국민 누구라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범국가적인 AI 교육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렇게 한다고 해도 유능한 교수 인력 확보나 연구 역량을 집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인데 대학별로 설치해서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 해답은 명약관화하다. 노(No).
2) AI 연구 지원을 위한 ‘국가 AI 연구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자.
AI 연구에 있어서는 데이터 센터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현재 대한민국에는 AI 연구를 위한 국가 데이터 센터가 없다. 연구하는 교수들도 각자 민간 데이터 센터 등을 임차하여 연구하는 수준이다. 이렇게 해서는 연구의 보안도 유지되지 않는다. 연구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따라서 앞으로 AI 연구를 위하여 범국가적인 차원에서‘국가 AI 연구 데이터 센터’를 설치하자. 대학은 물론 국책 연구기관 등의 AI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활용하여 AI를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3) 국가 인공지능위원회의 부처 간 융합 업무 추진을 촉진하자.
대한민국이 AI G3에 조기 진입하기 위해서는 AI 기술 개발과 AI 전문인력 양성에 매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AI 관련 부처 간 융합과 협업을 촉진해야 한다.
a) AI 기술 개발에 있어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주무 부처로 해서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부 등이 융합해서 추진하도록 한다. b) AI 인력 양성은 교육부를 중심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부 등이 융합해서 추진한다. c) AX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중기벤처부가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융합해서 추진한다. d) 이 밖에 AI 윤리 등 업무도 주무 부처와 협조 부처를 지정하여 AI 관련 부처가 가능하면 융합하여 대응토록 해야 한다.
4) 선진 AI 기술 습득을 위해 국가 장학생을 선발하여 AI 선진 국가에 유학시키자.
국내 국가 AI 학과나 AI 대학원에서 AI에 대해 학습한 대학생이나 대학원생 등을 대상으로 국가 장학생을 선발하여 AI 선진 국가들에 유학시키자. 그래서 선진 AI 기술을 습득하도록 하자. 국가 장학생은 매년 일정 인원(예를 들면 100명)을 선발하여 등록금은 물론 생활비도 전액 지원하여 AI 기술 연구에 전념하도록 하자. 유학 대상 국가는 미국과 중국 등에 소재하는 AI 기술에 관한 연구가 활발한 대학을 중심으로 선정한다.
5) AI 기술 선진 국가에 AI 기술 연구센터를 설치해 운영하자.
AI 기술 선진 국가 중 AI 관련 사업(Business)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지역(미국 실리콘밸리 등)에 AI 기술 연구센터를 설치해서 선진 AI 기술을 연구해야 한다. 이 센터는 시장에서 급격한 속도로 진전이 이루어지는 기술에 대한 경험과 습득을 목적으로 하므로 대학의 교육과 병행해서 나가는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1)부터 5)까지 정책을 통해서 세계 최고의 AI 기술 개발 기반 마련은 물론 세계 최고의 AI 기술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AX G1 달성 방안) AI+X(기업, 생활, 사물, 행정 등)에 있어서는 G1을 달성하자.
1) 대학에서 모든 전공자에게 AX를 교육할 국가 AI 교육원을 설치하자.
국가 AI 교육원은 대학 내에서 모든 전공자에게 AX를 교육하는 교육원이다. 어떤 전공자라도 본인 연구 분야에서 AI를 활용하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이를 통해 2024년도 노벨 물리학상이나 노벨 화학상을 AI 전문가가 수상한 것과 같은 각 학문 분야별로 AI를 활용하는 방법에 관한 교육을 받는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어떤 전공자라도 자기 분야에서 AI를 적용하여 연구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한다.
2) 전 국민에게 AI 활용 방법을 학습시키는 국가 AI 교육센터를 설치하자.
이 교육센터는 기본적으로 AI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교육을 원하는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온라인 교육 시스템으로 구축한다. 기초 교육부터 시작하여 중급·고급 활용 기술을 습득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AI 기술을 기업에 적용(AI+기업)하거나 생활에 활용(AI+생활)하거나 사물에 적용(AI+사물)하는 방법은 물론 행정(AI+행정) 등에 적용하는 방법을 교육한다.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연령, 남녀노소 등을 막론하고 AI 활용(AX)에 최고가 되도록 교육한다. 온라인 등으로 교육한 후에 직접 만나서 토론과 논의 등을 할 수 있도록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에 오프라인 교육센터도 설치한다. 교육센터는 교육연구원과 협업한다.
3) AI 활용과 관련해 국가 경진대회를 통하여 AX를 확산하자.
사실 일반인들이 AI를 활용하는 방법을 잘 알기는 어렵다. 혼자서 AX를 하기는 막막할 수도 있다. 그래서 AX에 대한 도전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길 수가 있다. AX에 대하여 도전하고 많은 연구와 고민을 하도록 촉진해야 한다. 그 방안 중 하나로 AX 관련 국가 경진대회를 개최하자. AX 상위 입상자에 대해서는 대폭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여 AX가 활성화되도록 해야 한다. 이후 AX 입상자들이 지역을 다니면서 자신이 AX에 성공한 방법(Know-How)을 설명하도록 해서 상호 학습도 시키자. 이를 통해서 대한민국이 AX에 있어서 세계 1등이 되도록 하자.
4) 대학 연합 AX 센터를 설치하여 범 대학적으로 AX 적용을 강화하자.
대한민국 대학 중 한 곳(예를 들면 카이스트 등)을 정하여 AX를 총괄할 AX 사업화 지원센터를 만들자. 특히 성과가 빨리 나타날 AI+기업을 집중 추진하여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자. 이후 AI+생활, AI+사물, AI+행정 등으로도 적극적으로 확대 추진하자.
◆ (AI 거버넌스 선도) 유엔의 인공지능(AI) 규율 국제기구를 대한민국에 유치하자.
1) 대한민국이 유엔의 AI 관련 어젠다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10월 30일 유엔 총회 의장 협의회(UNCPGA)가 서울에서 열렸다. 이 협의회에서 AI가 사상 처음으로 논의되었다. UNCPGA가 AI를 어젠다로 한 것은 이 협의회 의장이자 유엔 총회 의장이었던 한승수 전 국무총리가 AI 논의를 안건으로 채택했기 때문이었다. 이 협의회에서 유엔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제롬 글렌(Jerome Glenn) 박사가 AI를 규율하는 유엔 국제기구 설치 필요성에 대한 제안이 있었고, 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향후 AI 전문가 협의회를 구성하여 세부 추진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UNCPGA에 보고하면 UNCPGA 검토를 거쳐 유엔 사무총장에게 권고하기로 했다. 앞으로도 유엔의 AI 관련 논의를 대한민국이 더 많이 주도해 나가자.
2) 유엔의 AI 규율 국제기구를 한국에 유치하자.
유엔의 AI를 규율할 국제 AI 기구, 즉 IAIA(International AI Agency) 설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 원자력과 핵에 대해 규율하는 유엔 기구가 IAEA(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IAIA는 인공지능에 대해 규율하는 유엔 기구이다. 이 유엔 기구의 대한민국 유치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 첫째, 유엔 기구가 미주대륙, 유럽, 아프리카 등에는 있지만 아시아에는 없다. 둘째, AI를 규율할 유엔 기구가 아시아에 온다면 AI의 기반이 되는 IT 인프라, AI 제조 기반, AI 반도체 등이 잘 되어 있는 대한민국이 가장 좋다. 셋째, 중국은 미국의 견제 등으로 쉽지 않고, 일본은 AI 기반이 취약하며, 인도 등은 전반적인 AI 시스템이 대한민국만 못하다. 이런 사유로 대한민국이 AI를 규율할 유엔 기구를 유치하기가 가장 유리하다.
3) 향후 유엔의 AI 규율 국제기구 설치를 위한 타당성 조사 등에도 적극 대응하자.
앞으로 유엔의 AI를 규율하는 국제기구 설치를 위한 타당성 조사(Feasibility Study) 등이 진행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적극 대응해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 인류의 미래 먹거리가 될 AI 관련 유엔 국제기구를 대한민국에 반드시 유치하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 민간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하나하나 진행하고 있다. 국민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AI 관련 유엔 국제기구를 대한민국에 유치하여 대한민국이 AI 시대를 주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 길에 총력을 경주해야 한다.
구윤철 필자 주요 이력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 △전 국무조정실장(장관급) △전 기획재정부 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