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이로 20살, 만18세 ‘n번방 부따’…"신상공개 가능성 있다"

2020-04-14 14:14
​술·담배 살 수 있는 n번방 공범 ‘부따’ 청소년 보호법 적용 안 돼

텔레그램을 통한 성착취물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공범으로 알려진 '부따'의 신상공개를 놓고 경찰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만 19세 생일이 지나지 않은 '부따'는 미성년자로 원칙적으로 피의자 신상공개 대상이 아니지만 법 해석적용에 따라 공개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부따' 강모군의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 개최를 검토 중이다. 경찰은 법률 규정과 공개의 적절성 등을 따져 조만간 개최 여부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강군은 2001년생으로 흔히 말하는 한국나이 20세다. 술·담배를 살 수 있는 나이지만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만 나이로는 18세인 미성년자다.

이에 경찰은 강군의 신상공개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조주빈의 신상공개의 기준이 됐던 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은 공익을 위해 피의자 신상공개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에 해당하는 경우는 예외로 두고 있다.

이번에 경찰이 고려하고 있는 점은 부따가 미성년자이지만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 범위에 대해 만 19세미만의 사람이라고 정의하면서도 만 19세가 되는 해 1월1일을 맞이한 사람은 제외한다고 규정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미성년자란 개념(민법상 의사능력의 문제)과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은 다른 개념이고 나이 산정방식이 다르다”라며 “(예를 들면) 청소년 보호법상 청소년은 술을 살 수 없지만, 청소년이 아니면 술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을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보호·구제함으로써 청소년이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법에는 청소년에게 술이나 담배를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규정이 존재한다.

서초동의 변호사는 “(청소년 보호법에 따르면)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부터 청소년 아니고, 미성년자는 만 19세 생일이 지나야 성인이 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강군의 경우 청소년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못해 신상공개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강군은 현재 미성년자인 상태지만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강군은 박사방 유료 회원들이 입장료 명목으로 암호화폐를 입금하면 이를 현금화해 조씨에게 전달하는 등 일종의 '자금책'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법률 검토를 꼼꼼히 했는데 (강군의)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범죄가 비교적 명확히 소명됐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공익적 필요도 있지만, 미성년자 신분 때문에 고민을 깊이 해야 할 사안”이라면서도 “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서 결정을 내린 뒤 공개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강군의 신상이 공개된다면 성폭력 특별법에 따른 두 번째 신상공개 사례가 된다. 첫 사례는 지난달 이뤄진 조주빈에 대한 신상공개다.
 

조주빈 공범 '부따' 강모군[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