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형의 불온한 정치] 재난지원금 이젠 '국회의 시간'…골든타임 실기 땐 '생산 절벽' 온다
2020-04-12 18:13
與野 역대급 돈 풀기 나섰지만…총선 후 긴급재난지원금 운명 불투명
'총선 후 2차 추경→4월 지급 불가능'…단독 드리블 與, 기재부와 충돌
소비진작 골드타임 실기 땐 '생산절벽'…'기업도산·신용경색' 도래 불가피
노무라, 韓 경제 최악 땐 -12.2% 성장률…IMF 이상 '실업 쓰나미' 예고
'재정방향성·실탄규모·구조개혁' 난제 산적…文대통령·21대 국회 시험대
'총선 후 2차 추경→4월 지급 불가능'…단독 드리블 與, 기재부와 충돌
소비진작 골드타임 실기 땐 '생산절벽'…'기업도산·신용경색' 도래 불가피
노무라, 韓 경제 최악 땐 -12.2% 성장률…IMF 이상 '실업 쓰나미' 예고
'재정방향성·실탄규모·구조개혁' 난제 산적…文대통령·21대 국회 시험대
솔직해지자. 정부 수립 이후 처음 시도한 '긴급재난지원금'의 운명은 '불투명'하다. 여당발(發) 긴급재난지원금의 타임 스케줄인 '4·15 총선 후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여야 합의 후 국회 본회의 처리→이르면 4월 지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총선발 정계 개편이 포스트 정국을 덮칠 땐 긴급재난지원금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난다.
여야의 대립 구도 때문만은 아니다. 긴급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은 앞서 당·정·청의 1차 합의를 깬 '여당의 단독 플레이'다. 당·정은 지난달 1차 추경 논의 과정에서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해임 건의안까지 거론하며 정면충돌했다. 1차 추경보다 한층 복잡한 셈법이 깔린 2차 추경 논의 과정은 상상 그 이상이다.
총선발 정계 개편이 블랙홀로 격상하면, 긴급재난지원금 운명은 21대 국회 과제로 넘어간다. 신속성이 생명인 긴급재난지원금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자영업자는 자영업자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C공포에 짓눌린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혹독한 시련이 대한민국을 휘감을 수 있다는 얘기다.
◆韓경제 끝 모를 추락··· IMF 이상 한파
'코로나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진짜 문제는 '생산 절벽'이다. 금융과 실물의 복합 위기인 코로나 팬데믹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넘어 1997년 외환위기를 능가하는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최악의 상황일 땐 '기업과 자영업자의 매출 쇼크→부도 기업·자영업자 속출→역대급 돈맥경화→금융기관의 재무 건전성 악화' 등의 늪에 빠진다.
특히 채권 자금 조달과 자영업자의 매출 하락이 맞물린다면, 한계기업을 시작으로 중소·대기업이 연쇄적인 도산 위기를 맞는다. 그나마 버텼던 금융권의 재무 건전성도 급속히 나빠진다. 사상 최악의 신용 경색이 도래할 수도 있다.
이후 기다리는 것은 한국 경제의 '블랙아웃(대정전)'이다. C공포를 안은 한국 경제의 열차는 이미 출발했다. 지난달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의 마지노선은 '제로(0) 성장'이었다. 일본계 '노무라증권'과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6일과 11일 한국의 GDP 성장률을 '0.2%∼1.4%', '0.4%∼1.3%'로 각각 전망했었다.
그러나 한 달 새 한국 GDP 성장률은 지옥을 향해 달리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한국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5.5∼12.2%'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를 받았던 1998년 당시(-5.5%)를 능가하는 '역대급 한파'다.
◆총선 후 '전례 없는 실업 공포' 불가피
시사점은 전례 없는 경제 위기의 확산이다. 수요·공급이 함께 급감하는 복합 불황의 장기화다. 글로벌 공급망이 연쇄적으로 타격받는다면, 한국 경제가 마주하는 것은 '실업 공포'다.
미국발 '실업 대란의 쓰나미'는 이미 시작됐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9일(현지시간) 4월 첫째 주(3월 29일∼4월 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661만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 수가 감소했다는 뜻이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미국에서 최근 3주간 발생한 실업자 수는 1680만명에 육박한다. 미국의 4월 첫째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661만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550만건)를 크게 웃돈다.
정부와 정치권이 코로나발 실업 대란을 전제로 '재정 투입의 방향성'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런 까닭에서 나온다. 실물 위기 도래 전 실탄을 소진한다면, 기다리는 것은 '날개 없는 한국 경제의 추락'뿐이다.
◆소비진작' 효과 실기 땐 '거품 경제' 회오리
4·15 총선 후 정치권이 할 일은 '긴급재난지원금'의 면밀한 검토다. 엄밀히 말해 긴급재난지원금의 효과는 '제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하위 70%에 최대 100만원을 지급하는 '재난긴급지원금'은 재난기본소득의 다섯 가지 요건(무조건성·보편성·개별성·현금성·정기성) 중 일부만 충족한다.
일시적 재난수당은 사실상 '정부의 이전지출(실업수당 등과 같이 정부가 당기 생산활동과 무관한 사람에게 반대급부 없이 지급하는 것)'에 불과하다. 긴급재난지원금의 액수·범위가 소비 승수와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특히 재난긴급지원금은 '감세 정책'의 속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감세를 바라보는 시각은 밀턴 프리드먼을 축으로 한 신자유주의와 케인스학파가 다르지만, 재난긴급지원금과 감세정책이 '일시성'이라는 교집합을 갖는다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다.
'영원하다는 믿음이 없다면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모르핀(마약성 진통제)도 위약 효과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강한 진통 작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그 다음에는'이라는 질문이 따라붙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경우에 따라 '헬리콥터 머니'의 부작용이 전 세계를 덮칠 수도 있다. 과도한 세 부담과 물가 상승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 등이 양적완화를 거두는 신호를 보낼 때 도래할 '신흥국 위기'는 한국 경제의 또 다른 도전이다.
자칫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사태→경제 충격 및 실업 공포→대규모 헬리콥터 머니 투입→양적완화 부작용' 등의 도돌이표에 장기간 갇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우리의 실탄은 어느 정도인가. 재정투입의 방향성은 있나. 정부는 구조개혁 방안이 있나. 경제학의 기본 원칙 중 원칙은 '공짜 점심은 없다'다. 문재인 정부와 21대 국회의 진짜 실력은 곧 드러난다.
여야의 대립 구도 때문만은 아니다. 긴급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은 앞서 당·정·청의 1차 합의를 깬 '여당의 단독 플레이'다. 당·정은 지난달 1차 추경 논의 과정에서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해임 건의안까지 거론하며 정면충돌했다. 1차 추경보다 한층 복잡한 셈법이 깔린 2차 추경 논의 과정은 상상 그 이상이다.
총선발 정계 개편이 블랙홀로 격상하면, 긴급재난지원금 운명은 21대 국회 과제로 넘어간다. 신속성이 생명인 긴급재난지원금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자영업자는 자영업자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C공포에 짓눌린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혹독한 시련이 대한민국을 휘감을 수 있다는 얘기다.
◆韓경제 끝 모를 추락··· IMF 이상 한파
'코로나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진짜 문제는 '생산 절벽'이다. 금융과 실물의 복합 위기인 코로나 팬데믹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넘어 1997년 외환위기를 능가하는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최악의 상황일 땐 '기업과 자영업자의 매출 쇼크→부도 기업·자영업자 속출→역대급 돈맥경화→금융기관의 재무 건전성 악화' 등의 늪에 빠진다.
특히 채권 자금 조달과 자영업자의 매출 하락이 맞물린다면, 한계기업을 시작으로 중소·대기업이 연쇄적인 도산 위기를 맞는다. 그나마 버텼던 금융권의 재무 건전성도 급속히 나빠진다. 사상 최악의 신용 경색이 도래할 수도 있다.
이후 기다리는 것은 한국 경제의 '블랙아웃(대정전)'이다. C공포를 안은 한국 경제의 열차는 이미 출발했다. 지난달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의 마지노선은 '제로(0) 성장'이었다. 일본계 '노무라증권'과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6일과 11일 한국의 GDP 성장률을 '0.2%∼1.4%', '0.4%∼1.3%'로 각각 전망했었다.
그러나 한 달 새 한국 GDP 성장률은 지옥을 향해 달리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한국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5.5∼12.2%'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를 받았던 1998년 당시(-5.5%)를 능가하는 '역대급 한파'다.
◆총선 후 '전례 없는 실업 공포' 불가피
시사점은 전례 없는 경제 위기의 확산이다. 수요·공급이 함께 급감하는 복합 불황의 장기화다. 글로벌 공급망이 연쇄적으로 타격받는다면, 한국 경제가 마주하는 것은 '실업 공포'다.
미국발 '실업 대란의 쓰나미'는 이미 시작됐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9일(현지시간) 4월 첫째 주(3월 29일∼4월 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661만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 수가 감소했다는 뜻이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미국에서 최근 3주간 발생한 실업자 수는 1680만명에 육박한다. 미국의 4월 첫째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661만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550만건)를 크게 웃돈다.
정부와 정치권이 코로나발 실업 대란을 전제로 '재정 투입의 방향성'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런 까닭에서 나온다. 실물 위기 도래 전 실탄을 소진한다면, 기다리는 것은 '날개 없는 한국 경제의 추락'뿐이다.
◆소비진작' 효과 실기 땐 '거품 경제' 회오리
4·15 총선 후 정치권이 할 일은 '긴급재난지원금'의 면밀한 검토다. 엄밀히 말해 긴급재난지원금의 효과는 '제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하위 70%에 최대 100만원을 지급하는 '재난긴급지원금'은 재난기본소득의 다섯 가지 요건(무조건성·보편성·개별성·현금성·정기성) 중 일부만 충족한다.
일시적 재난수당은 사실상 '정부의 이전지출(실업수당 등과 같이 정부가 당기 생산활동과 무관한 사람에게 반대급부 없이 지급하는 것)'에 불과하다. 긴급재난지원금의 액수·범위가 소비 승수와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특히 재난긴급지원금은 '감세 정책'의 속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감세를 바라보는 시각은 밀턴 프리드먼을 축으로 한 신자유주의와 케인스학파가 다르지만, 재난긴급지원금과 감세정책이 '일시성'이라는 교집합을 갖는다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다.
'영원하다는 믿음이 없다면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모르핀(마약성 진통제)도 위약 효과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강한 진통 작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그 다음에는'이라는 질문이 따라붙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경우에 따라 '헬리콥터 머니'의 부작용이 전 세계를 덮칠 수도 있다. 과도한 세 부담과 물가 상승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 등이 양적완화를 거두는 신호를 보낼 때 도래할 '신흥국 위기'는 한국 경제의 또 다른 도전이다.
자칫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사태→경제 충격 및 실업 공포→대규모 헬리콥터 머니 투입→양적완화 부작용' 등의 도돌이표에 장기간 갇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우리의 실탄은 어느 정도인가. 재정투입의 방향성은 있나. 정부는 구조개혁 방안이 있나. 경제학의 기본 원칙 중 원칙은 '공짜 점심은 없다'다. 문재인 정부와 21대 국회의 진짜 실력은 곧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