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유통업체 2분기 전망지수 역대 최저치…"정부대책 보완 필요"

2020-04-12 13:51
2020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가 66
대한상의, 대규모 점포 영업규제 개선·공공 역사내 점포 임대료 감면 등 주문

'2020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조사 시작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영난에 시달리는 소매유통업체들은 비용 부담을 덜어달라고 호소했다.

대한상의가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0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가 66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조사결과는 2002년 조사 시작 이래 최저치로 기준치 100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경기전망지수는 기준치 100을 초과하면 호전, 미달시 악화 전망을 나타낸다.

특히 유일하게 긍정적 전망을 이어온 온라인·홈쇼핑도 부정적 전망(84)으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영향 탓이다. 쇼핑 선호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보다 신선식품 등 일부 생필품 외에는 코로나19 발 소비부진을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44), 편의점(55), 백화점(61), 슈퍼마켓(63) 등 그 외 업태에서는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2분기 전망 수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8을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온라인을 제외한 소매유통업의 기초 체력이 이미 약해진 상황에서 코로나19라는 악재가 경영난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소비위축으로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 유통업계의 부담을 덜기 위한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상의 코로나19 대책반에 접수된 유통업계 애로건의 사항을 보면 '대규모점포 영업규제 개선', '공공 역사내 점포 임대료 감면', '신용카드 결제대금 익일 입금 시스템 도입' 등 당장 기업에 부담이 되고 있는 규제나 비용 문제를 덜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업계에서 대한상의를 통해 건의한 '대형유통시설 교통유발부담금 감면'과 '소상공인에 대한 도로점용료 감면'을 지난 9일 정부에서 수용키로 했다.

업태별 업계 건의사항으로는 △온라인・홈쇼핑은 티켓할인 지원, 배달 플랫폼 소상공인 배송료 지원, △슈퍼마켓은 내수활성화 위해 생필품 전국동시 세일추진, △편의점 업계는 지역사랑 상품권 사용처 확대 등 요청이 있었다.

지난 2월 정부가 내놓은 내수활성화 대책에 대한 보완 주문도 있었다. 정부가 소비촉진을 위해 소득공제율을 기존15~40%에서 30~80%로 2배로 확대했지만, 적용기한이 한시적(3~6월)이고 공제한도(200~300만원)는 올리지 않아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지적이 있다. 적용기한을 최소한 올해 말까지로 늘리고 공제한도도 현재 금액보다 올려 달라는 요청이다.

휴대폰 결제한도의 상향도 요청했다. 모바일 간편결제의 경우 1회 충전한도는 200만원인 반면, 이용자가 많은 휴대폰 결제는 월 60만원이 최대이다. 더 높은 가격대의 제품, 콘텐츠 구매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월 단위 지출 상한선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그동안 유통업계가 시장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소비 정상화까지는 어렵겠지만 경영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들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매유통업 2분기 경기전망지수(RBSI) 종합지수와 업태별 지수.[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