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코로나 사망자 2명...숨은공신은 '서울시 신속대응단'

2020-04-13 08:03
구로콜센터 등 집단감염 발생가능할 때 즉각 투입

12일 기준 인구 1000만 도시 서울에서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단 2명에 불과했다. 전국 사망자수는 214명이다. 인구 밀도도 높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 시설도 많은데 어떻게 이 같은 일이 가능했을까.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서울시의 '집단감염 신속대응단'이 일등 공신 중 하나로 꼽힌다. 

이들은 구로콜센터와 은평성모병원, 아산병원 등에서 확진자가 나왔을 때 신속히 대응해 대규모 집단 감염을 막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속대응단은 병원 등 집단감염 발생 가능성이 있는 곳에서 확진자가 나왔거나, 첫 확진자 발생 후 이틀 안에 10명 이상의 대규모 감염이 일어났을 때 파견하는 조직이다.  감염 관리 대상자 검사, SNS와 GPS를 통한 역학조사로 최초 감염원·접촉자 조사, 자가격리자와 능동감시자 모니터링 등을 수행한다.

신속대응반은 총괄반(6명), 역학조사반(22명 내외), 모니터링·접촉자관리반(28명 내외), 자료분석반(4명) 등 모두 합하면 100여 명에 가까운 시 인력풀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감염이 발생한 구·지자체의 인력까지 더해진다. 현장에는 30~40명 가량의 인력이 보내진다. 단장은 공공보건의료재단 대표이사 또는 감염병 전문가가 맡고 있다. 자치구 신속대응단은 부구청장이 단장, 보건소장이 부단장이다.

본격적으로 신속대응단이 체계를 갖춘 건 지난 달 구로콜센터 사건 때다. 기존에는 집단시설 등에 연관있는 2명 이상의 감염자가 발생했을 때 파견하는 '즉각대응반'만 있었지만, 은평성모병원, 아산병원 등 집단 감염이 일어나면서 신속대응단 개념의 현장대응팀이 꾸려지기 시작했다.

신속대응단은 서울권 대규모 집단 감염 사전 차단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사례는 단연 구로콜센터로 꼽힌다. 이곳은 지난 2월 22일 최초 증상자가 나타난 직후 16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와 수도권 최대 집단 코로나19 감염지로 불렸다.

당시 서정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신속대응단의 단장을 맡으며 신속대응단은 본격적인 체제로 꾸려졌다. 현장에 투입된 신속대응단은 기능 별로 역학조사팀·분석팀 등을 구성해서 바로바로 원스톱으로 진행되도록 하며 각 자치구의 모니터링 단위와 함께 협력해서 행정 협력 네트워크를 갖췄다.

신속대응단에 참여했던 시 관계자는 "당시 콜센터 직원은 모두 감염된 상태였고 가족은 어쩔 수 없었지만 인근 차단을 확실히 했다"면서 "신속하게 역학조사에 들어가 동선 접촉자를 찾아내고 대책을 빨리 마련해서 감염 확산 차단하는 효과를 냈다. 지자체에만 맡겨놓으면 어려움이 있는데 대응단에서 현장대응단을 급파하면서 모든게 빠르게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신사와 협력해 잔불정리 식으로 지역주민을 비롯한 인근에 있던 사람들에 대한 SNS와 GPS 조사에 들어갔다. 호흡 질환이 있다고 판단되는 모든 사람들을 빠른 시일에 검사 받도록 한 점이 확산 방지에 크게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구로콜센터 관련 확진자는 98명에 그쳐 대표적인 모범 방역 사례로 거론된다.

특히 신속대응단은 은평구 서울재활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 의료기관에서의 감염병 확산 차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 가운데 2700병상 규모로 국내 '빅5' 대형병원으로 꼽히는 아산병원에서의 집단감염 고리를 사전에 끊어낸 점도 신속대응단의 대표적인 방역 성공 사례 중 하나다. 

신속대응단은 아산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직후, 곧장 감염 차단 고리 범위를 넓게 설정해서 원내 이동을 중지시키고 확진 의심자들을 모두 코호트(동일집단) 격리했다. 확진자는 바로 음압병실로 보내고 확진자와 접촉한 모든 의료진 및 직원, 접촉 의심되는 사람들을 다 1인실로 격리해 관리해 확산을 막았다는 설명이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12일 기준)는 총 1만512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전날 0시보다 32명 증가한 수치다.
 

수도권 최대 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구로구 코리아빌딩이 지난달 23일 전면 재개방됐다. 이날 오전 마스크를 쓴 시민이 건물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