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브라더 구글 "한국인 사회적 거리두기 잘 지키지만 공원·해변에선 안 지킨다"

2020-04-03 18:55
구글, 이용자 이동성 보고서 발표... 전 세계 이용자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사
한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성적표는 우수, 다만 공원·해변에는 사람들 '바글바글'
이용자 동의받았다지만... 언제든 전 세계 사람들 이동동선 감시 가능성 시인한 꼴

국내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지만, 봄철을 맞이해 공원, 해변, 산책로, 광장, 정원 등에선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구글이 공개한 이번 조사 결과는 수십억 구글 계정 이용자의 데이터를 활용해 조사된 것인 만큼 구글이 이용자들의 동선을 모두 감시한다는 '빅 브라더'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구글이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31개국의 수십억 이용자 이동성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용자 이동성 보고서는 구글 계정의 이용자 추적 기능을 활용해 이용자들의 이동 데이터를 수집해 식료품점, 약국, 공원, 역, 직장, 거주지 등 여러 지역에서 시간에 따른 지역별 이동 추세를 그래프로 수치화한 것이다. 구글은 데이터가 각국의 공중 보건 관계자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의 이번 데이터는 국내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기 전인 1월 3일부터 2월 6일까지 5주간을 기준으로 잡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3월 29일과 비교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분석한 것이다.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점유율이 70%가 넘는 만큼 구글의 데이터는 전수조사에 버금가는 신뢰도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르면 3월 29일 한국에선 식당, 카페, 쇼핑센터, 테마파크, 극장 등 소매점이나 놀이공간 방문자가 기준보다 19% 줄었다.

지하철, 버스, 기차 등 대중교통시설을 찾은 인원은 17%, 직장으로 출근한 인원은 12% 줄었다.

반면 식료품점, 창고형 대형매장, 약국 등의 방문자 수는 기준 대비 11% 늘어났다. 집에 머무르는 사람도 6%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공원, 해변, 산책로, 광장, 정원 등을 찾은 비율은 51% 급증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전체적으로 잘 지켜지고 있지만, 공원, 해변, 산책로, 광장, 정원 등에선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특정 지역에 장기간 격리된 이용자들이 따듯한 봄 날씨에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유흥시설이 아닌 공원, 해변, 산책로, 광장, 정원 등으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공원, 해변, 산책로, 광장, 정원 등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도록 정부의 대책이 요구된다.

구글은 보고서에 활용된 데이터는 이용자의 동의를 거쳐 수집한 것이며,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없도록 철저한 익명화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용자가 이동 데이터 수집을 원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구글 계정에서 중지할 수 있다. 다만 구글이 원할 경우 언제든지 전 세계 이용자 이동동선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어 당분간 구글의 데이터 수집 정당성에 대한 논란이 있을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구글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공중 보건에 종사하는 누구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으며, 코로나19 커뮤니티 이동성 보고서 홈페이지를 통해 지속해서 전 세계 이용자 이동 변화 추세를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이용자 이동성 보고서.[사진=구글 제공]

한국 이용자 이동성 보고서.[사진=구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