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당 양대 핵심조직 간부들 왜 군부대 찾았나

2020-03-26 09:18
조직지도부·선전선동부 간부들, 이례적으로 군부대 방문해
김정은 참석 포사격대항경기서 승리한 서부전선 포병대대
대북제재·코로나19로 흔들린 민심 다잡으려는 행보로 해석

북한 노동당의 양대 핵심조직으로 불리는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 간부들이 이례적으로 군부대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중앙위) 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 일꾼(간부)들이 포사격대항경기에서 우승한 포병대대를 축하 방문하였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찾은 군부대는 인민군 서부전선대연합부대 제3군단 포병대대로, 지난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포사격대항경기에서 승리했다.

통신은 “당 중앙위 일꾼들은 백두천출 명장의 축복 속에 명포수 대대의 영예를 지닌 군인들을 열렬히 축하했다”며 “구분대 지휘관, 병사들 앞에서 격려 편지를 읽어주고, 복무의 나날에 꽃펴 난 포병들의 자랑도 들으면서 혈연의 정을 두터이 하셨다”고 전했다.

노동신문도 이날 “김 위원장의 특별감사와 축하 친필을 받은 제3군단 관하 포병대대 전투원을 온 나라 인민들이 열렬히 축하하고 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통신은 당 중앙위 간부들은 많은 원호 물자를 포병들에게 전달하고, 군인 가정도 방문한 사실을 전하며 “조국보위와 군인생활 향상에 헌신하고 있는 군인 가족들을 고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포병대대가 앞으로도 당의 훈련 제일주의 방침을 높이 받들고, 전군의 맨 앞장에서 일당백 야전포병의 영예를 계속 빛내나가 달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북한 노동당의 양대 핵심 조직인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가 지난 24일 포사격대항경기에서 우승한 인민군 서부전선대연합부대 제3군단 포병대대를 축하 방문했다고 2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면에 보도했다. 군인들과 군인 가족에게 선물한 축구공, 먹거리 등이 눈길을 끈다. [사진=연합뉴스·노동신문 캡처]


북한 노동당 중앙위에는 군사부, 군수공업부 등 국방과 관련된 전문부서가 따로 있다. 그런데도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 간부들이 군부대를 방문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북한 당국이 군 사기를 높이며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흔들리는 민심을 잡으려는 데 있다고 본다.

북한은 코로나19 발병 직후인 지난 1월 말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자 중국과의 국경을 폐쇄했고, 이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중요한 외화벌이처로, 북·중 국경 폐쇄가 북한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전날 중국 해관총서 무역자료를 인용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1~2월 북·중 간 무역 교류가 급격하게 줄었다며, 주민들의 생활 수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월 북한의 대중(對中) 수출액은 1067만 달러(약 131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72%가 줄어들고, 2001년(413만 달러) 이후 1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대중 수입액도 1억9739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23%가 감소했다. 북한의 1~2월 대중 수입액이 2억 달러 밑으로 추락한 것은 2009년(1억7580만 달러) 이후 처음이다.

북한 경제 전문가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VOA에 “북한의 대중 수출 실적이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입 부문에서의 감소까지 드러났다”며 “북한의 수입 감소는 주민들의 생활 수준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북한 정권도 충분히 우려할 만한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최근 발간한 ‘2019년 북·중 무역 평가와 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의 대북관광이 중단되면서 북한 외화벌이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북한의 대중 수입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서부전선대연합부대의 포사격대항경기를 지도했으며 제3군단 포병대대에 수여되는 명포수상장에 ‘대대의 놀라운 전투력에 탄복한다. 대단히 만족하며 특별감사를 준다. 김정은. 2020.3.20’이라는 축하친필을 새겼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