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기로에 놓인 한반도...北 대규모 열병식 준비
2021-09-02 19:44
외교 이벤트 몰린 9월 응답 없는 北...9·9절 메시지 주목
'영변 핵 카드'를 다시 들고 나온 북한이 최근 대규모 열병식 준비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이 같은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는 것은 올해 정권 수립 73주년(9월 9일) 또는 당 창건 76주년(10월 10일)을 기념한 준비일 가능성이 있어 정부도 주시하고 있다.
한반도 정세에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정부는 이달 몰려있는 주요 외교 일정을 통해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의지를 재차 강조할 계획이다.
◆ 평양서 열병식 준비하는 北...1만여명 병력 모일 듯
특히 오는 9일은 '9.9절'로 북한 정권수립 73주년이다. 북한은 과거에도 9.9절에 맞춰 대외 메시지를 발신한 바 있다. 특히 2016년 9월 9일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폭발력으로 평가된 5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또한 북한은 통상 5주년, 10주년 등 정주년을 기념해 군사 퍼레이드를 진행해왔다. 북한은 작년 10월 10일에는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동원해 전례가 없는 '심야 열병식'을 진행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이달 연이어 진행되는 외교 이벤트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강조할 계획이다.
오는 18일은 남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지 30주년이 되는 날로, 정부는 유엔총회를 남북관계 개선의 모멘텀으로 삼을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대면 참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대통령이 유엔총회를 참석할 경우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의지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는 19일은 ‘9.19 평양공동선언’ 채택 3주년이 되는 날이다. 2018년 9월 19일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양측은 선언문을 통해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상응조치에 따른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 등을 포함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나가는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아울러 정부는 오는 21일은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화상 상봉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까지는 북측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정기 통화에 일절 응답하지 않고 있고, 미국 정부도 기존 원론적인 입장에서 특별한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이날 미국 국무부는 중국과 러시아 등 일부 국가들의 북한 대북제재 비난에 대해 "악행을 덮기 위한 의도적 노력"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정부는 대화와 외교를 강조하면서도 북한이 민감해하는 인권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이다.
또한 북한이 영변 핵시설 내 5메가와트(MW) 원자로를 재가동한 정황이 포착됐지만 통일부가 여전히 인도적 대북지원을 강조한 것에 대해서는 "북한에 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은 여전히 유효하며 회원국 모두가 구속된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 노규덕 "북핵 문제 선결과제로 해결...다방면 협의"
한편, 이날 미국 측과 북핵 협의를 마치고 귀국한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상당히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고 상당히 생산적인 방문이었다"고 말했다.
노 본부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히 북핵 문제를 시급성을 갖고 선결과제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미국 측의 입장도 확인했다"며 "앞으로 대화를 재개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다양한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를 가졌다. 조만간 제가 미 측 대표와 만나서 협의를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9일부터 미국 워싱턴DC에서 성 김 대북특별대표,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 등을 만나 대북 인도적 지원 가능성을 포함한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