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약 처방에도 주저앉은 증시…사이드카ㆍ서킷브레이커 발동
2020-03-19 13:28
문재인 "50조원 비상금융조치" 긴급 발표
미국·유럽 등 초강경 경기부양책도 효과無
미국·유럽 등 초강경 경기부양책도 효과無
1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4.89포인트(2.19%) 오른 1626.09로 출발했으나 곧 하락 전환했다. 결국 6% 넘게 하락해 장중 1500선이 붕괴했으며 코스닥도 6% 넘게 하락했다. 전날에도 코스피는 1600선을 내주면서 9년 10개월 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위기 해소 방안으로 50조원 규모의 비상금융 조치를 결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민경제의 근간이 되는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의 도산 위험을 막고 금융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50조원 규모로 특단의 비상금융조치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발표한 이후에도 시장은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코스피 시장에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닥 시장에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장 중 시가총액이 1000조원선이 붕괴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코스닥 지수의 상하 변동 폭이 10%를 넘는 상태가 1분간 지속할 때 현물과 선물 옵션의 매매거래를 중단시키는 제도로 발동 시점부터 20분간 거래가 중지된다. 지난 13일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에 한날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는 전례 없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전체 상장 종목의 공매도를 6개월간 금지하기로 했으며,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하는 ‘빅 컷(Big cut)'을 단행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경기 악화 우려로 투심은 날로 얼어붙었다.
기업공개(IPO)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17일 엔에프씨는 IPO를 위한 청약에서 공모가 하단인 1만200원에 가격이 결정됐다. 앞서 IPO 기업들이 줄줄이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등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욕증시는 하루하루 큰 폭으로 급등락하면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으며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6.30% 하락했다. 전날 5.20% 급등한 것보다 더 크게 떨어졌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1%포인트 대폭 인하하는 데 이어 기업어음(CP) 매입까지 초강경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음에도 다우지수는 2만선이 붕괴되는 등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기업체의 CP를 사들이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용한 CP매입기구(CPFF)를 다시 설치하기로 했다. 더불어 미 재무부는 5000억 달러 규모의 대국민 현금 지급을 포함해 항공 등 산업 분야에 대출 지원, 머니마켓 뮤추얼 펀드에 대한 지원 등을 추진 1조 달러 규모의 재정 부양책 제시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보건용 마스크 생산증대 등 물자 공급을 위해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EBC)도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제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7500억 유로 규모의 국채와 CP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EBC는 성명을 통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pandemic) 긴급매입프로그램은 코로나19 위기단계가 끝났다고 판단할 때까지 지속한다”며 ”프로그램 종료 시기가 올 연말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덕분에 유럽 주요국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하루 만에 곤두박질쳤다. 18일(현지시간)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는 2,388.66으로 전 거래일보다 5.61% 내렸다. 영국 런던 증시 FTSE 100 지수(-4.05%), 프랑스 파리 증시 CAC40 지수(-5.94%),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DAX 지수(-5.56%), 이탈리아 밀라노 FTSE MIB(-1.27%)도 모두 하락했다. 한편 필리핀 증권시장은 전면 폐쇄했다.
이에 코로나19 사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의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경기 침체, 심각한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금융위기 당시와 버금가는 각종 정책이 쏟아지는데도 현금화 수요만 강해지는 가장 큰 요인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촉발될 경기 침체의 폭을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아울러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낼 수 있는 금융시장 안정책과 경기 부양책이 실시되고 있고 추가로 더 강력한 정책이 나올 수 있다"며 "이런 정책의 약효가 나타나려면 코로나19가 진정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