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재건축·지정타 분양 드라이브 과천...시장 반응 살펴보니

2020-03-10 07:40
2·20 부동산 대책, 코로나19 등 영향...거래량 급감 속 매수·매도 줄다리기 계속

경기 과천시[사진 = 윤지은 기자]

"12·16 부동산대책 이후 주춤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부동산이 열흘 정도 문을 닫았어요. 지난 토요일부터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집 보러가는 타이밍을 잡기도 힘드네요." (경기 과천 원문동 래미안슈르 인근 A공인 관계자)

10일 찾은 경기 과천 주택시장은 재건축사업 순항, 지식정보타운 분양 시작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2·20 부동산 대책, 코로나19 등 영향을 받아 냉각돼 있는 모습이었다.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급감한 상황 속에서, 급매 출현을 제외하면 호가 하락은 감지되고 있지 않다. 매수자들은 값이 더 내려가길 기다리고 있다.

12·16 대책으로 별양, 부림, 원문, 주암, 중앙 등 5개 동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지정됐지만, 과천4·5단지, 8·9단지, 10단지 등 남아 있는 재건축 단지는 분양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해당 조처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았다.

과천5단지 인근 굿모닝공인 관계자는 "지난 1월 중순 이후 거래가 전무하다"며 "코로나19도 있고, 이 때문에 부동산 대다수가 휴업한 영향"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 1월 23일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지정타(지식정보타운) 분양도 제이드자이를 시작으로 본격화하고 있지만, 이 같은 호재가 호가를 올리는 등 거래상황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 제공 애플리케이션 '호갱노노'에 따르면 과천5단지는 전용면적 104㎡(37평) 기준으로 지난 1월 13일 1층짜리가 14억7000만원에 팔린 게 마지막 거래다. 전용 124㎡(45평)는 10층짜리가 지난해 12월 10일 14억5000만원에 팔린 게 마지막이다. 

과천5단지 인근 삼성공인 관계자는 "1월 13일 거래 건은 급매였다. 조합이 설립되면 조합원 자격을 승계할 수 없게 되니 급하게 내놓은 물건"이라며 "그 이후에는 매물이 가격조정 없이 나오고 매수자는 저렴한 실거래가를 봤기 때문에 호가대론 매수할 의향이 없다. 거래가 잘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다. 매물 자체는 많은데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살 사람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호가 기준으로 전용 104㎡(37평)는 16억~19억원까지 나온다. 전용 124㎡(45평)는 18억~20억원까지"라며 "팔리면 팔고 안 팔리면 만다는 생각으로 집을 내놓는다"고 덧붙였다.

과천5단지의 역대 최고 거래가는 전용 124㎡(45평) 기준 17억3000만원이라는 설명이다. 해당 물건은 지난해 11월 거래됐다.

통합 재건축을 진행 중인 과천8·9단지는 호가 하락세도 감지됐다. 과천8·9단지는 최근 추진위원회설립인가 신청에 들어가, 내달 초쯤 인가를 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천8단지 인근 경기공인 관계자는 "전용 73㎡(27평) 기준, 지난 2월 초쯤 1층짜리가 13억원에 거래된 걸 끝으로 거래가 없다"며 "추진위 인가가 목전이긴 하지만 코로나19나 대출관계, 자금조달계획서 등이 부담이 된 듯싶다"고 말했다. 또 "매수수요는 뜸해도 매도자분들은 꽤나 많다. 호가를 내리고 있다"고 첨언했다.

과천9단지 인근 상명공인 관계자는 "전용 47㎡(16평) 기준으로 1월에 4층이 10억원에 거래된 게 마지막이며, 그 이후 내 가게 기준으론 거래건이 없다"며 "추진위 인가를 앞뒀지만 문의나 호가에 특별한 변동이 없다. 코로나19 때문에 문의 자체가 없다"고 설명했다.

과천 대장주로 꼽히는 원문동 래미안슈르 인근 애플공인 관계자는 "지난 2월 14일 전용 85㎡(33평) 9층짜리가 13억3500만원에 팔린 게 마지막인데, 그 이후 실거래건에 대해선 들은 바가 없다"며 "거래량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또 "매수문의는 12월 16일에서 딱 한 달 되는 시점인 1월 16일부터 많았다. 그때부터 저가매물 위주로 소진됐다"며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빠질 거라 생각해 협상만 하고, 그렇다고 매도자들이 호가를 절충할 의지는 없다"고 말을 이었다.

이 관계자에 의하면 래미안슈르는 반전세나 월세를 낀 물건이 전세를 안은 물건보다 많이 나와 있다. 그는 "만약 13억원에 집이 나온다면, 세금 감안해 현금이 14억원은 족히 필요할 것"이라며 "보증금 자체가 1억원 미만인 경우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래미안슈르는 지난 2월 14일 전용 85㎡(33평) 9층이 13억3500만원에, 2월 15일 전용 117㎡(44평) 10층이 16억원에 팔린 게 마지막 거래다. 2월 2일에는 전용 60㎡(26평) 9층이 12억2700만원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