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임종헌 재판 재개… 10일엔 구속여부 다시 판단

2020-03-09 18:31
코로나 확산우려로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진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사법행정권남용’의혹에 연루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이 재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6부(윤종섭 부장판사)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임 전 차장의 공판을 9일 진행했다. 임 전 차장이 낸 재판부 기피신청으로 재판이 중단된 지 284일 만이다.

검은 양복에 마스크를 쓴 채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 들어선 임 전 차장은 재판부에 가볍게 고개를 숙인 뒤 자리에 앉았다.

재판장인 윤종섭 부장판사가 임 전 차장에게 "건강은 괜찮으냐"는 질문을 건넸고, 임 전 차장은 "이상 없다"며 답했다.

이날 재판은 재판부의 요청으로 피고인과 변호인, 검찰, 방청석 시민 등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이번 재판에서는 지난해 5월30일 이후 제출된 증거서류에 대한 확인 위주로 진행됐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해 검사의 추가증거신청을 받고 변호인이 제출한 의견을 들었다.

쟁점은 임 전 차장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발견된 USB(이동식 기억장치)속 문건의 적법 증거여부였다.

임 전 차장은 "USB를 증거로 수집할 때 압수수색 절차에 위법이 있었다"며 증거채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무실의 PC수색은 적법했다"며 "USB와 관련한 문건은 모두 조사를 위한 증거로 채택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USB속 문건은 지난해 6월 28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도 적법한 증거로 판단한 바 있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진행될 임 전 차장의 보석 심문에 대한 내용도 언급했다. 임 전 차장은 지난 3일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재판부에 보석허가 청구서를 냈다.

재판부는 임 전 차장의 변호인 측에 “보석을 허가할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혀달라고” 요청했고 검사 측에는 “피고인이 증거를 인멸 우려가 있다고 믿을만한 이유가 있는지 밝혀달라”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의 보석 심문기일은 오는 10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임 전 차장은 윤 부장판사가 재판을 편향적으로 진행한다며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다. 이 재판은 1월 20일 대법원에서 기피신청에 대한 기각이 나올 때까지 미뤄졌다. 이후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이날까지 연기됐다.
 

임 전 차장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