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50일 동안 주말휴일 잊었어요" - 광주광역시 건강정책과 김광은 과장 인터뷰

2020-03-07 18:08
시간 다투며 역학조사 접촉자확인 동선추적 지역사회 감염차단
"우리가 해야 할 일" 새벽 3시 퇴근 일쑤... 감염병 전담부서 확대해야


7일 광주광역시청 지하주차장은 빈자리 없이 빼곡하다.
토요일이지만 출근한 공무원들이 많다는 증거다. 광주뿐이겠는가. 전국 공무원들이 비슷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의료진 못지않게 애쓰는 이들이 이땅의 공무원이다. 의무이지만 그래서 조용하게 일하는 ‘영웅’이다.

이날 광주에 있는 빛고을전남대병원에 대구의 코로나19 확진환자 12명이 도착했다. 지난 4일 경증환자 7명에 이어 두 번째다. 대구와 광주가 맺은 ‘달빛동맹’의 결과다.

현재 광주에서는 확진자가 10명이다. 1명은 자가격리됐고 9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3명은 격리해제됐다.

이날 오후 3시 광주시청에서 요즘 가장 바쁜 부서 중 하나인 건강정책과를 찾았다. 28명이 일하고 있다. 현장에 출동한 직원과 자리에서 일하는 직원이 반반이었다. 김광은 과장을 만났다.

 

광주광역시 건강정책과 김광은 과장[사진=박승호 기자]



- 건강정책과가 하는 일은
“의심환자가 나오면 역학조사를 한다. 확진자로 판명되면 접촉자를 조사하고 이들의 동선을 파악하는 일이다. 구체적으로 유증상자가 발생하면 지역별로 정해진 선별진료소에 가기를 권하고 때로는 그 집에 가서 검체검사를 의뢰한다. 6시간 후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검사결과가 나오면 음성인 경우 자가격리하고 확진자인 경우 국가지정병원인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에 입원조치한다. 이어 CCTV나 GPS(자동 위치 추적 시스템), 이들이 사용한 신용카드와 교통카드를 통해 동선을 파악하고 만난 사람들을 조사한다. 또 자치구와 함께 방문지역을 소독한다.”

- 직원 28명이 하기에 벅찬 일이다.
“그렇다. 사회복지과나 재난대응과, 자치행정과 등 다른 부서와 분담한다. 또 자치구와 협업한다. 신천지 신도들 명단이 처음 들어왔을 때는 시청 전직원이 동원돼 1인당 30명 정도 전수조사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건강정책과가 주무부서여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 가장 큰 어려움이라면
“동선 파악이다. 질병관리본부를 통해 CCTV나 GPS 승인을 받아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시간을 다투기 때문이다. 지역사회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라 중요하다. 기어이 해내야 한다. 광주에서 16번, 18번 환자가 나왔을 때 접촉자가 400여명이었다. 정말 아찔했다. 또 신고를 받고 확인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다. 특히 신천지 교도의 경우 확인, 또 확인해야 했다. 그들의 모임 장소가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미확인 장소가 있을지 모른다.”

 

7일 토요일 오후 정상업무를 하고 있는 광주시 건강정책과 직원들. 빈자리는 출장자.[사진=박승호 기자 ]



- 육체적으로 힘들 텐데.
“우리 뿐이겠는가 모두 힘든 시기다. 몸이 아프지만 책임감 때문에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는가. 지난 1월 말 중국 우한에서 일이 터지고 나서부터 주말과 휴일이 없었다. 설날에도 일했다. 밤 12시 이전에 퇴근한 적이 없다. 역학조사반은 새벽 2~3시에 귀가하기 일쑤다. 우리 부서 국장은 병원에서 진료받고 의사가 휴식하기를 권하지만 출근하고 있다. 어린이를 둔 학부모들은 육아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 바람이라면.
“하루빨리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날이 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개인 위생규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 자신이나 주변에 이상 증세가 있으면 즉시 신고하거나 선별진료소를 찾기를 바란다. 앞으로 이같은 바이러스가 또 출몰할 가능성이 있으니 행정적으로는 감염병 전담부서를 확대 편성해 인력을 늘리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