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항공] 대한항공 운항취소 잇따르는데 객실승무원 코로나19 확진

2020-02-26 08:00
이스라엘 텔아비브·미국 로스앤젤레스 노선 다녀와
대한항공·질병관리본부 아직 공식 발표 하지 않아
인천국제공항 인근 인천승무원브리핑실은 폐쇄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회사에 비상이 걸렸다. 항공편 운항 취소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여객 접점의 최일선인 객실 승무원 중에 확진자가 나오며 혼란이 커지고 있다. 

해당 승무원은 최근 이스라엘 텔아비브 노선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노선을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정부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해당 승무원은 이달 20일 밤(현지시간) LA에서 출발해 22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자가격리를 하다 확진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승무원은 인천∼LA 노선 탑승에 앞서 인천∼텔아비브 노선에도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성지 순례에 참여했다가 무더기로 확진판정을 받은 천주교 안동교구 신자 등과 같은 항공편에 탑승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실제로 앞서 안동, 의성, 영주 등에 사는 성지 순례단은 지난 8∼16일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하고 입국했다가 무더기로 확진판정을 받았다.

대한항공과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아직 해당 승무원이 격리되기 전까지 탑승한 항공편 등에 대해 공식 발표는 하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해당 승무원이 성지 순례단과 텔아비브 노선을 탔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감염 경로 등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통상 항공기는 가열 멸균된 공기를 헤파(HEPA·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 필터를 통해 기내에 공급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공기 엔진을 거쳐 기내로 유입되는 외부 공기는 엔진 압축기를 통과하며 압축돼 완전한 멸균 상태가 된다. 또 공기 순환상 운항 중 엔진을 통해 새로운 공기가 유입되고 내부 공기는 항공기 외부로 배출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기내가 2∼3분마다 환기되는 데다 객실 내 공기가 구역별로 수직으로 흐르는 이른바 '에어커튼' 방식이어서 기내에서는 바이러스 확산이 어렵다는 것이 항공업계의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일단 확진판정을 받은 승무원과 같은 항공편에 탑승한 승무원 30여명에게 14일간 자가 격리하도록 조치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추가로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발견된 승무원은 없다는 것이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이날 오후부터 인천승무원브리핑실(IOC)을 폐쇄하기로 했다. IOC는 인천국제공항 인근 별도 건물에 위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추후 IOC 운영이 재개될 때까지 객실 승무원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탑승 준비를 하고 비행 전 브리핑은 기내에서 실시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승무원의 동선과 감염경로 등에 대해서는 현재 질본이 조사 중이며 조사를 마치면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안다"며 "질본과 채널을 구축해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25일 임시 폐쇄된 인천 영종도 대한항공 승무원브리핑실(IOC)에서 방역업체 직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