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카드 사기금액 33조원...절반 이상은 '비대면'

2020-02-18 12:00
한국은행 "은행ㆍ카드사ㆍ핀테크 기업 공동대책 마련 필요"

전세계 카드 사기금액이 33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은 비대면 카드에서 발생했다. 카드 사기금액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2023년에는 42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주요국의 지급수단 사기 동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글로벌카드, ATM카드, 국내전용카드, 상점전용카드 등 전세계 신용·직불·선불카드를 대상으로 한 사기 금액은 2018년 기준 278억5000만 달러(약 33조600억원)로 집계됐다. 2011년(98억4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7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카드 유형별 사기금액은 비자·마스터·유니온페이 등 글로벌 카드가 248억6000만 달러로 전체의 89.3%를 차지했다. 이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한 사기금액이 15억8000만 달러(5.7%), 국내전용카드 사기금액이 8억1000만 달러(2.9%)로 뒤를 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 내 카드 사기로 인한 손실액이 94억6000만 달러(34%)로 가장 많았다.

보고서는 2023년 전세계 카드 사기금액이 356억7000만 달러(약 42조35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드 사기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다크웹(dark web)에서 취득 가능한 개인정보가 많아진 영향이다. 데이터 거래가 활발해짐에 따라 다크웹에서 타인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이 쉬워졌고, 다크웹에서 취득한 타인 정보로 카드를 재발급받은 뒤 사기를 벌이는 일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카드 사기의 절반 이상은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비대면 카드거래는 전체 카드거래액의 15%에 그치지만, 카드 사기금액의 54%를 차지했다. 향후 국가 간 전자상거래가 증가하면 비대면 카드거래에 따른 손실액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사기 탐지 및 예방을 위해 은행과 카드사, 핀테크 기업 등이 협의체를 구성해 사기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거래금액 대비 일정 비율 이상의 사기거래가 발생한 가맹점은 보다 강력한 고객인증(SCA)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자료=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