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생 부티티지 '민주당의 별' 될까

2020-02-05 15:04
하버드 졸업한 엘리트…제2의 오바마 부각

전례없는 대참사로 끝난 미국 민주당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가 발표됐다. 선두그룹으로 분류됐던 버니 샌더스와 조 바이든을 제치고 1982년생 피터 부티지지가 1위를 차지했다고 CNN 등 현지 언론은 아이오와주 민주당의 발표를 인용해 4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부티지지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정치적 인지도가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를 거머쥐면서 스타로 떠올랐다. 

물론 부티지지의 부상은 어느 정도 예상되던 바다. 앞서 실시된 아이오와 주 여론조사에서도 이미 1위를 차지하면서, 민주당 경선의 다크호스로 낙점됐기 때문이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미국 대선 레이스의 출발지로 대선 초반 분위기를 좌우하기 때문에 이곳의 여론조사 결과는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 2004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로 선두를 지키던 진보 성향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가 아이오와주 코커스와 뉴햄프셔주 예비선거에서 예상 밖 돌풍을 일으킨 중도파 존 케리 전 의원에게 밀리면서 낙마하기도 했다. 

부티지지는 1982년생으로 민주당 경선후보 중 가장 젊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인디애나 주 사우스 벤드(South Bend) 시장을 지냈다. 주요 공약으로는 부자 증세 및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불평등 해소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테크기업을 비롯한 대기업에 대한 규제강화도 주장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명문으로 불리는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컨설팅업체 맥킨지를 거친 미국 내 엘리트로 꼽힌다. 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이기도 하지만, 커밍아웃한 동성애자이기도 하다. 젊은 나이와 중도좌파적인 성향 덕분에 민주당 내 진보 유권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자라는 점이 가장 큰 정치적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은 부티지지 후보는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여전히 큰 지지를 받고 있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자신의 롤모델로 삼고 있으며, 자신을 '제2의 오바마'로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번 아이오와 코커스에 이어 오는 11일 뉴햄프셔주에서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두 번째 경선, 첫 번째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치르게 된다. 만약 뉴햄프셔에서도 부티지지가 1위를 할 경우 정치인으로서 부티지지의 명성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승리에 대해 부티지지는 믿기 힘든 승리라면서 감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초반 경선에서의 상승세가 민주당 최종후보를 결정하는 7월 중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내에서는 민주당 지지자임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번 코커스의 패자는 민주당과 조 바이든 전부통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선거 개표 시스템의 오류로 전국민에게 망신 당해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지난 3일 시작된 코커스는 표 집계 시스템 오류로 발표가 지연됐다. 결국 최종 결과는 4일 오후에나 발표됐다. 민주당은 당원투표 시스템마저 관리를 못한다고 비난을 받고있다.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바이든 전 부통령 역시 패자로 꼽힌다. 득표율이 무려 4위로 밀려나면서 초반 승기를 잡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