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집 보러 올 때 겁나요"...부동산 업계도 코로나 공포에 '벌벌'
2020-02-02 16:58
사람 몰리는 모델하우스, 조선족 많은 건설현장 중심으로 불안감 확산
중국인들 집 보러 오면 '없는 척'...바이러스 잠잠해질 때까지 이사계획 보류하기도
중국인들 집 보러 오면 '없는 척'...바이러스 잠잠해질 때까지 이사계획 보류하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부동산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인 근로자가 많은 건설현장과 사람들이 몰리는 모델하우스에서는 열감지기와 손소독기를 설치하는 등 위생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고, 중국 현장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철수 시기를 검토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하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15명으로 늘어나면서 이사철을 앞둔 부동산을 중심으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에 매물을 거두는 집주인과 잠시 중개업소를 휴업하는 중개인들도 생겼다.
서울 분당에 사는 주부 이모씨(40)는 최근 웃돈을 얹어 아파트를 매도할 기회가 있었지만 매물을 거뒀다. 그는 "중국인들이 집을 보러 많이 왔는데 바이러스 때문에 낯선 사람을 집에 들이기 찝찝해서 집에 없는 척을 했다"면서 "집에 아이가 있어서 아예 바이러스가 잠잠해질 때까지 집을 팔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분양담당자는 "모델하우스 개관 지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등장하면 개관 일정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면서 "감염자 이동경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해당 지역에서의 확진자 등장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델하우스를 오픈하면 실내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손 소독제와 마스크 등을 비치하는 등 위생에 힘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인들과 조선족 근로자가 많은 건설 현장에도 바이러스 확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작업 일정은 물론 인력 수급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현장에 직원을 파견한 건설사들도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건설사 가운데 중국에 진출한 기업은 17개사로, 현지 39건의 공사장에 370명의 인력을 파견한 상태다.
이에 국토교통부와 협회, 중국에 인력을 파견한 9개사는 최근 대책회의를 소집하고 공사현장별 안전조치 현황 및 대응책을 점검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공사 현장들이 폐렴 발생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아직 국내 기업의 직접적인 영향이나 피해 상황은 없는 것으로 파익됐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비상대책반'을 조직해 비상상황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