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NOW] '2조 백화점' 신화,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2020-01-30 09:56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연매출 2조원 달성… '명품 감각' 경영 전략 통했다
[데일리동방]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괄목할 만한 경영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지난해 연매출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 사장의 남다른 승부사적 기질과 뚝심이 통했다는 평가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단일 점포로 1위를 고수하던 롯데백화점 본점을 제치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연매출 2조원을 넘어선 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매장 규모를 키운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강남점은 지난 2016년 신관 증축과 전관 리뉴얼을 통해 영업면적을 기존 1만6800여평(약 5만5500㎡)에서 2만6200평(약 8만6500㎡)으로 늘렸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JW메리어트 호텔과 함께 운영하면서 외국인 대상 쇼핑 타운으로 육성해 시너지를 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사장은 호텔리어 경력을 바탕으로 2015년 JW메리어트 서울 대규모 리노베이션을 추진했다. 2015년 사장에 오르면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몸집 키우기에 시동을 걸었고 5년만에 성과를 보여준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매출 신장에는 디자인을 전공한 정 사장의 명품 감각이 한몫을 했다는 평도 나온다. 강남점 명품 매출 비중은 전체 신세계백화점 평균 매출과 비교해 4배가 넘는다. 2016년 증축·리뉴얼 개점과 함께 선보인 슈즈·컨템포러리·아동·생활 4개 전문관은 상품 위주 체험형 매장 형태로 매출 신장으로 이어졌다.
신세계는 2016년 시내 면세점 사업에 새로 진출한 이후 2018년 인천공항에서 화장품·향수 사업권을 받으면서 신세계면세점을 열어 면세점 강자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화장품 사업 진출도 주목을 받았다. 정 사장 주도로 2012년 뷰티 브랜드 비디비치를 60억원에 인수해 매출 2000억원 규모 회사로 성장시키는 수완을 보이기도 했다. 뷰티 편집숍 시코르도 명품 전략으로 매장을 늘렸다. 가구 부문에도 진출했으나 2018년 인수한 까사미아는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실적 개선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정 사장의 스타일은 외삼촌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가급적 대외활동에 나서지 않는다.
1972년 쥐띠인 정 사장은 서울예고, 이화여대 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로드아일랜드디자인학교 그래픽디자인를 수료했다. 경력 없이 1996년 조선호텔에 상무보로 입사하면서 호텔리어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어머니 이명희 회장이 1991년 본점과 영등포점 등 신세계백화점 2곳, 조선호텔로 단촐하게 출발하면서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지 5년이 지난 시점이다. 이후 2003년 프로젝트 실장(상무)으로 승진하고 2009년 신세계 부사장에 올랐다. 신세계그룹은 현재 계열사 40개로 재계 순위 11위에 오를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2001년 3월 결혼한 동갑내기 남편 문성욱 신세계인터내셔녈 부사장은 초등학교 동창으로 전략기획 전문가다. 슬하에는 딸이 두 명 있다.
정용진 신세계부회장과는 남매 지간으로 정 사장이 네 살 아래다. 2015년 12월부터 정 부회장은 할인점·스타필드 등과 식품사업을, 정 사장은 백화점·면세점·패션사업을 각각 맡으며 남매 분리경영을 하고 있다.